않고 문이 잠겨 있지만, 성모 마리아 상도 있고 공소 앞에 에메랄드 빛의 소도 있었다. 천주교도는 아니지만 오히려 웅장한 성당보다 아늑한 분위기가 왠지 미사를 드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청송과 문경의 경치 외에도 사람 사는 마을의 늦가을 풍경도 비춰졌다. 참싸리나무 가지를 꼬치로 만들어 곶감을 만드는 장면, 잘 먹으면 인삼보다 좋다는 무밭, 밭을 가는 누렁 소, 소를 대신하고 있는 경운기들, 전교생이 스무 명 쯤 돼 보이는 분교, 그러한 모습을 화폭에 담는 화가, 그림 속의 푸른 가을 하늘… 부모님들도 조부모님들도 도시 분들이라 시골스런 고향이 없는 내겐 이러한 풍경은 소중하다.
취업난에 시달려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 받고 있는 요즘, 자연에 묻혀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처럼 떠날 계획을 짜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