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신화와역사적사실의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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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단군신화와 역사적 사실의 재구성

Ⅱ. 천국의 신화 논쟁과 신화적 이미지

Ⅲ. 바리데기 신화 분석

본문내용

렇다면 무속 설화의 실수요자이자 생산자였던 서민 계층, 즉 민중(民衆)의 의식은 바리데기나 아들 삼형제를 자신들과 똑같은 서민의 위치에 놓고는 감히 넘볼 수 없는 권력을 갖고 있던 지배층의 머리 위로 올라서도록 이끌어나감으로써 억압받고 핍박받는 고난적 삶의 카타르시스를 맛보려 했던 것은 아닐지 하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러한 추측은 두 번째 배열항목에서도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다.
(3) 권력자의 무력적 억압과 인과응보
평민이었으면 인륜을 저버린 패륜적 범죄행위로 처벌받았을 일을, 오귀 대왕은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남용해 감정에 휩싸인 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른다. 단순히 부모 자식간의 도리와 이치를 논하기에 앞서 권력의 힘이 작용하는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오귀 대왕은 불치의 병에 걸리는 벌을 받는다. 오귀 대왕의 부당한 권력 행사에 대한 인과응보적 시련은 무소불위의 왕권이 가졌던 특권에 대한 무지렁이 백성들의 경계심을 표출한다. 권력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하늘이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는다는 생각은 3천 군사와 궁궐의 고관대작들이 바리데기를 붙잡으려다 관음보살의 영험으로 좌절하는 장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4) 스님들의 도움과 실제적 해결의 힘을 갖고 있는 무속적 전통
스님들의 도움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정신세계에 관여하는 사제로서 백성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현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가보면, 스님들이 주는 정보란 것이 바리데기에게는 실제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팔공산의 스님들은 시조(時調)로서 서천 서역국을 묘사한 바 있는 곽처사에 대한 책을 보여주지만, 바리데기가 곽처사란 인물을 찾을 수 있을 리가 만무하며 따라서 곽처사에 대한 언급은 그로써 끝이다. 또 논가는 노인의 불가능한 요구를 수천 마리 뛰기떼의 힘을 빌려 겨우 해결한 대가로 '등건너 염주밭 매는 스님에게 물어봐라'라는 값비싼 정보를 얻었지만, 염주밭 매는 스님이 해 주는 이야기란 고작 유수강 백마강을 건너 통도사로 가라는 이야기뿐이다. 이것만으로도 바리데기의 여정의 방향을 잡아주는 훌륭한 정보가 될 수 있지 않느냐는 반문이 제기될 수 있으나, 이 정도의 조언은 이미 육효점 책을 놓고 튀각을 두는 선생 세 명에게서 들은 바 있는 가치없는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으로 되돌아가 보면, 처음부터 스님의 역할이란 것이 얼마나 어이없는 것이었는가를 확인하게 된다. 딸만 여섯을 낳아놓고 실의에 빠져있는 길대 부인에게 시주승이 찾아든 것은 전통적인 설화구조에서 하나의 전형이라 하겠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시주승이 공양미 삼백 석, 돈 천 냥, 소지 종이 천 권, 미역 천 단에 석 달 열흘 백일기도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시주를 주문하며 "태자를 볼 것"이라고 예언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50%의 확률도 찍어내지 못한 엉터리 점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 보아 스님이라는 당대의 유력했던 사제의 권위를 어느정도 인정해 주면서도 그 권위가 실은 민중의 삶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별 무익한 방향으로 작용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무언가 도움을 주는 듯 하면서도 별 역할이 없는 스님들과 대비해 주목할 만한 것이 육효점 책을 놓고 튀각을 두는 선생 세 명과 죽은 송나라 부인의 영성(靈聲), 그리고 바리데기가 부닥치는 곤경을 실질적으로 해결해 주는 여러 불교적 신성(神性) 작용들이다. 육효점 책을 놓고 튀각을 두는 선생 세 명은 여행의 출발점에서 방향을 못잡고 막막해 하는 바리데기에게 "유수강에 백마강중으로 건네가서 동두산에 동두천에 동수자를 찾아가라"며 구체적 방향을 지시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남편의 불치병을 고치기 위해 서천 서역국에서 약물을 질러가다 도중에 객사했다는 송나라 부인의 열녀비에서 바리데기가 듣는 허공 - 귀신 -의 목소리는 천태산 마고 할머니를 찾아가라고 가르쳐 줌으로써 바리데기가 유수강 백마중으로 이르는 기나긴 여행길에 제대로 들어서도록 인도한다. 바리데기 신화가 무속 설화의 대표적인 예라는 것은 글의 모두에서 이미 밝혔거니와, 무속적 전통은 이야기 구조의 진행에 필수불가결한 열쇠들을 제공하며 신화 전체의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권위를 인정받은 사제이자 부처의 구도자임을 자처하는 스님들을 제껴두고 전면에 나서는 것은 점(占), 귀신의 목소리, 그리고 무속적 의미에서의 석가님과 천지신명의 보살핌인 것이다.
(5) 결론
무속 설화를 만들어내고 오랜세월에 걸쳐 전승시킨 민중은 일반적으로 무지하고 비논리적인 것처럼 인식되기 쉽지만, 바리데기 신화를 꾸며낸 그들의 사고는 사실 일정한 논리를 가지고 작동하고 있다. 권력층의 권위와 무력에 의한 일방적 지배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하면서도, 자신들만의 문화를 통해 비판을 내재한 이야기를 이면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과 똑같은 위치에서 생활하며 자신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성과 심성을 갖고 삶에 임했던 바리데기나 아들 삼형제가 신화적 인물로 상승하는 과정을 통해 일종의 정화작용을 경험했다. 그리고 하늘이 정해준 인륜을 저버린 오귀 대왕의 행위, 그리고 '바리데기'란 말을 만들어내며 사회적 유행을 탔던 아기 버리기 행위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비록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지배계층이라 해도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하늘의 심판이 뒤따른다는 평범한 교훈을, 무지한 민중은 훤히 꿰뚫어보고 있었다.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에 옮기기보다는 시주에 더욱 많은 관심을 쏟는 세간의 스님들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는다.
무속신화는 신의 이야기인 동시에 민간의 이야기이며 그 주인공은 신이면서 또한 인간이다. 원래 인간이었다가 훗날 신으로 화한 존재인 그들은 흔히 왕이나 공주 또는 높은 신분의 대갓집 자녀로 설정되지만 화려함 대신 소박하고 위압적인 대신 친근한 것이 실제의 형상이다. 과연 누가 어떻게 하여 신이 되었는지 그 내력을 풀어내는 것이 무속신화의 내용이라고 한다면, 이야기의 초점이 되는 것은 신이 되기까지 그들이 겪게 되는 고난이다. 그 무거운 시련을 때로는 감내하고 때로는 헤쳐내는 것이 주인공의 삶의 여정이며 그 사연과 형상 속에 민중의 정서와 세계관이 온전히 응축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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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0.03.03
  • 저작시기2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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