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기 이전이라도 포항지역의 생물다양성으로 어떤 것이라고 내세울만한 것이 과연 존재했었는지 반문하고 싶다. 우리 사람, 장작같이 세워둔 리기다소나무와 아까시나무의 외래식물로 이루어진 넓은 면적의 조림지, 그 이외 또 어떤 생명체가 그곳에 어우러져 살고 있었던가? 우리는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만 한다. 조림지의 생물다양성은 향토 고유의 숲형태의 어떠한 이차림보다 극히 단순하다는 것은 목측 (目測)으로도 확인되듯이, 동물이 숨을 곳도 먹을 것도 없는 생물학적 반사막의 자연이 조림지인 것이다.
4) 사방조림사업
사방조림사업은 먼저 지역의 향토수종을 조림수종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며, 식수 (植樹)된 식물들이 잘 생육하도록 생태적 관리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벌채한 곳에 식재할 수 있는 나무의 종류는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곳의 풍토에 적응한 나무들, 즉 향토수종을 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바다 바람맞이식생으로 곰솔-해당화군락을 이용하고, 내륙산지 사면에는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등과 같은 참나무를 중심으로 하는 떨기나무숲인 졸참나무-작살나무아군단의 식물군락을 형성하고, 토심이 발달하고 온화하면서 해발이 낮은 곳에는 후박나무-동백나무군락을 조성하면 된다.
토양오명이 심하거나 특정한 조경 시행이 요구되는 곳에는 그 목적에 알맞은 수종을 보강하여 조림하면 된다. 즉 조림지의 입지조건과 그 목적 그리고 식물군락의 遷移 (succession)에 따른 식재적합도 (植材適合度)가 높은 수종을 선택하여 사방사업에 임해야함을 의미한다. 또한 생태적인 조림 전략은 표트苗에 의한 밀식과 혼식을 추진하여 식생회복에 있어서 식물사회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튼튼한 식생구조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사방조림사업을 위한 일체의 새로운 임도 (林道) 건설은 자제되어야만 한다. 임도의 건설은 토양 침식을 가속화하며, 병충해 전파를 촉진하게 된다. 산불에 의한 임상 (林床) 노출로 말미암아 뿌리썩음병과 같은 여러 병해가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임도 건설의 본질적인 문제는 치명적인 생태계 파괴인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데에 있다. 이미 벌채 (clear cutting)와 산불은 지역생태계를 토막토막내어 보다 규모가 큰 생태적 섬 (ecological island)을 형성하게 되며, 그 속에 다시 임도를 건설한다는 것은 그 섬을 다시 토막토막 파편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계의 파편화 (fragmentation)는 하등동물의 이동을 저해함으로써 그 섬에 고립된 개체들은 서서히 절멸하게 되어 먹이 연쇄 고리가 차단되게 된다. 마침내 그 섬의 생물다양성은 격감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전국토를 넓게 살펴본다면 우리 나라는 너무도 파편화되어 있으며, 그 파편화 속에 다시 수많은 종류의 인간 영향에 의하여 파편화 되어 있다. 포항지역 또한 예외가 아닐 것이다. 한편 이 지역의 현존식생, 잠재자연식생, 생물소공간(biotop) 등에 관한 면밀한 연구 결과가 수록되어져 있는 한 권의 자연식생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생태적 사방조림사업의 매우 중요한 복원사업의 토대와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자연식생지는 산화적지와 같이 생태계 파괴가 극심한 입지에서의 사후 관리까지도 명확히 제시한다.
5) 해안 숲 조성 및 관리방안
구체적인 해안숲 조성 및 관리방안에 대한 주요내용은, ①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해안림실태와 환경보전기능 파악 ② 해안숲의 바람직한 조성방법과 유지관리기법 제시 ③ 해안숲의 주요 수종의 활용방안 제시 ④ 해안숲의 방풍, 비사, 비염 방지기능 조사·실험 ⑤ 해안숲 조림, 숲가꾸기에 대한 조사·실험으로 새로운 기술개발 ⑥ 해안숲 내 동물, 곤충, 조류, 미생물, 균류, 토양 등 생태·환경조사 ⑦ 해안숲 조성 후 경관, 휴양, 생태환경교육장 등 다양한 활용방안 연구 ⑧ 주요 해안숲의 분포특성 파악과 각종 제도 및 시업방침 마련 ⑨ 해안숲의 환경보전기능과 평가방법 구명 ⑩ 해안지대의 입지환경 파악, 도입 식생종 검토, 식생의 유지관리 방안 제시 ⑪ 해안숲의 지역별 조성방법과 유지관리방법 제시 ⑫ 해안숲의 주요 병해충 파악과 방제기술 제시 ⑬ 해안지대의 생태조사로 해안숲 내 서식식물로부터 신기능성물질 개발 ⑭ 외국의 선진 해안숲 조성사례 조사 등이다.
이와 같이 조성 관리한 해안숲으로 인하여 비사·조해·바람 등의 피해방지 효과, 농업·어업 등 각종 관련 산업발전에 기여, 각종 재해방지로 인한 지역주민 생활환경 향상 및 관광객 증가, 해안숲 내 새로운 수종에 대한 신기능성물질 개발에 따른 소득 증대, 조성 후 휴양, 생태환경 체험교육장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Ⅲ. 결 론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경제의 발전으로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란 불가능하다. 경제가 나아질수록 욕망의 그릇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인구증가가 숲의 위기를 불러온 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인구가 감소해도 인간의 욕망이 절제되지 않으면 숲의 위기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환경위기 시대의 해법은 숲을 떠나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숲은 원천적으로 항상성(Homeostasis)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욕망을 절제하고 숲을 제대로 대접한다면 숲은 지구의 환경위기를 개선하는 데 동참할 것이다.
그러나 숲에 대한 올바른 대접은 과학기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과학기술은 물질의 풍요와 대량살생을 하는 데만 탁월한 기능을 보여주었을 뿐, 환경위기 극복과 생명평화에는 기여한 바가 일천하기 때문이다. 숲에 대한 대접은 인간의 생존권이 숲(자연)의 생존권과 등가(等價)라는 인식에서 시작된다. 인간은 독생(獨生)이 아니라 상생(相生)으로 태어나 자연과 상생으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숲은 인간을 둘러싼 단순한 주변환경이 아니라 스스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존재로 재인식되어져야 한다. 그 재인식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덕성 회복에 다름 아니다.
참고문헌
숲과 문화, 전영우, 북스힐
숲과 환경과 인간, 윤상욱 외 공저, 문음사
국립산림과학원. 2007.
오세창 안세희 한규성. 2004, 목재와 인간 생활, 선진 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