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기능에 대한 서술이라고 할 수 없다. 사회는 한 방향으로만 권력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며, 때로는 그 권력 작용의 방향이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푸코의 비판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계보를 추적함으로써 설득력을 지녔다. 이런 점은 그의『감시와 처벌』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그의 비판은 정부의 거의 모든 정책에 대하여 불신감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녔다.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를 반면교사 삼아서 수정자본주의와 복지국가라는 변화를 꾀했듯이, 자본주의와 이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정부가 반드시 절대악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자본주의와 정부를 반인권적 기구인양 기정사실화하여 논의를 전개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확실히 정부는 일정 부분 공공선이라는 지향점을 지닌다. 따라서 푸코의 비판은 지나치게 정부 비난 일변도에 머문 것은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푸코의 비판은 현대 사회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있어서 전혀 무용한 것인가? 그렇진 않다. 푸코는 통렬한 비판을 통해 참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참된 민주주의는 억압과 감시가 사라진 진정한 자유가 도래해야만 가능하다. 우리가 현재의 불완전한 민주정을 극복하고서 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자화상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응달에서 생기는 축축한 곰팡이를 보고서야 양지에서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푸코에 대한 일방적인 찬성과 무조건적인 비판을 넘어서서, 그의 성찰과 오늘날의 모습을 종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종합은 어떤 내용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결론을 대신하여 서술하고자 한다.
Ⅲ. 결론 - 참된 민주주의
지금까지 푸코의 사색을 좇아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들여다 본 것은 어디까지나 푸코의 방식에 의해서였다. 푸코의 비판이 현대 사회 비판으로서 적격성을 띠려면, 그가 지적하는 바가 정당화될 수 있어야 한다. 그의 사색이 과연 정당한 비판인가, 우리에게 진정으로 성찰의 교사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기에 그의 이론 자체에 대한 재 비판을 시도해보았다.
하지만 살펴본 바와 같이 푸코의 주장에는 수긍이 가는 점 못지않게, 그렇지 않은 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흔히 받는 비판처럼, 푸코 역시 비판에만 치중하였지 그 대안을 제시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내었다. 비판 역시 생산과 창조를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비판이 오직 비판을 위해 존재하고, 비판에서 그친다면 그것은 무엇을 위한 비판인가? 바로 이런 점에서 푸코의 사회철학 및 정치철학은 큰 맹점을 지닌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푸코의 비판의식은 우리로 하여금 사회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시야를 밝혀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가 어떤 방식으로 개인들을 억압하였는지, 자본주의와 정치권력이 어떻게 노동자와 국민을 우롱하였는지를 살펴보는 중요한 현미경 노릇을 한 것이다. 푸코가 비판 받을 점이 있음에도, 여전히 그의 철학이 중요성을 띨 수 있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