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와 학과의 선택에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어쩌면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변화가 가장 적은, 어떤 진로에나 어떤 학생에게나 부합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선택 중심 교육과정의 특색이 퇴색되는 결과로 귀착될 가능성도 있다.
2. 진로지도 전문교사의 확보가 시급하다
미래의 예측이 불투명하고 학문과 직업의 분화가 기하급수적으로 진전되는 현실에서 진로 교육은 과거와 같이 상식적인 느낌만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진로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지니고 학생의 상담에 응하고 학생의 진로를 안내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전문가를 많이 확보하고 그 선생님의 활동이 활발해야 할 것이다. 전문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능력, 특성, 학습 수준, 진로 희망 등을 파악하고 장차 어떤 직업과 연계될 때 행복할 삶을 추구할 수 있을지 판단하여 안내할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지녀야 할 것이다.
3. 교육시설설비의 확충이다
선택 중심 교육과정의 운영을 위해서는 우선 충분한 교과 교실이 준비되어야 하고 다양한 규모의 특별 교실이 준비되어 이동 수업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형편에 비추어 선택 중심 교육과정 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교실 등 시설의 부족을 들 수 있고, 시설과 함께 각종 교육기자재의 부족도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최근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시설과 최신 학습 기자재를 확충하고 있으나 학급당 학생수 감축으로 학급수의 증가를 고려하면 더 많은 투자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4. 탄력적인 교원인사제도이다
학생 선택 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가장 큰 현안 과제는 교원의 문제이다. 학생의 교과목 선택에 따라 교원의 정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함이 가장 바람직하나 실제로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교사들의 신분이 유동적일 때 우수한 교원이 교단을 이탈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계약제 교원을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교육을 전문가로서 노하우를 가진 교사가 담당해야지, 교과 내용을 알고 있다고 해서 누구나 담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전문화된 능력 있는 교원 확보가 어렵다. 현실적으로 주당 몇 시간을 담당할 시간 강사의 경우 기본 수당도 적을 뿐 아니라 한 두 시간의 수업을 위해 한나절이나 하루를 소비하는데 상응한 대우가 따르지 않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교육청에서 풀제로 운영하던가 공사립을 막론하고 순회 교사제를 대폭 확대하여 활용하는 방안 등이 차선책은 될 것이다.
5. 학사 운영의 신축성과 자율성의 인정이다
현재도 학사 운영에 학교장의 자율권이 인정되고 있지만 예컨대 교과 이수를 학기제로 한다거나, 소수가 선택한 과목을 방학 중 집중 이수(17시간이수면 1단위)로 한다든지, 시간표 편성의 어려움을 덜기위해 일과 중간에 공강(空講) 시간의 허용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파격적인 학사 운영 방안이 허용되어야만 학생 선택중심교육과정이 효과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Ⅷ. 결론 및 제언
선택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장 및 교사의 실천의지를 제고하여야 한다. 새 교육과정은 한 번 편성하면 그냥 진행되는 기존의 교육과정과는 다르다. 앞에서 언급한 일련의 과정을 해마다 반복하여야 하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문제점을 찾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의 운영이 교육과정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학교장의 확고한 교육관, 교사의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또한 이를 위해서 교사의 전문성을 교과지도에서 뿐 아니라 교육과정에서도 찾아야 하며 행정중심의 학교 조직을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조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또한 각 학교에 가장 적합한 학생 선택과목의 개설 방법을 일찍 결정해야 한다. 학생 선택과목은 원칙적으로 교육청과 학교가 지정한 과목을 제외한 선택과목을 대상으로 학생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과목 전체를 대상으로 자유 선택을 하게 할 경우, 계열성 있는 과목선택이 어렵고, 학급 편성 및 수업 시간표 작성의 어려움, 그리고 교사 확보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완전 자유선택이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정신에 더 부합되고, 더 이상적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이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학생 선택과목의 선택 방식을 자유선택 방식보다 집단 선택, 군 선택(群選擇), ‘택1’ 선택 등의 방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데, 각 학교에서는 어떤 것이 자기 학교에 맞는지를 결정하여야 선택의 효과성을 더 높일 수 있다.
집중 이수과정을 개설했을 경우 학생들이 선택한 집중 이수과정의 변경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수과정은 학생들의 진로, 대입 등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1학년 1학기 때 선택한 자신의 이수과정을 졸업 때까지 가져간다는 것은 학생의 장래와 관련하여 문제가 크다. 이수과정의 변경을 염두를 두고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학생들이 1년 뒤에라도 이수과정을 바꿀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진로와 교과목에 대한 안내가 계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의 일정대로라면 학생들은 1학년 1학기 동안에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진로(학과 및 대학 선택 또는 취업 등)를 결정하고, 그 진로에 적합한 이수과정과 선택과목을 결정해야 한다. 각 학교의 실정에 맞는 진로 및 선택과목 안내 계획이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시간상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중학교 3학년 때의 창의적 재량활동 학습영역에 ‘진로교육(1단위)’를 지정하여 실시하고, ‘진로와 직업’을 고등학교 1학년에 이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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