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목적에 비추어서 살펴야 한다.>
독서 행위의 전체적인 맥락은 고려하지 않고 책의 평판을 그냥 고립적으로 절대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나의 독서 목적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책의 평판을 이용해야 한다. 또 거꾸로 책의 평판을 보면서 자기의 독서 목적을 조정하고 바로잡을 수 있다.
Ⅵ. 좋은 책(좋은 도서)의 지도방법
1. 1, 2학년
1) 특성
현실과 공상을 분명하게 분리시켜 파악하지 못하므로 상상적인 기능이 풍부한 시기다. 따라서 옛이야기를 아주 즐기며 그것을 통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구별해 간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본대로, 들은 대로 실제 생활에 작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 주의할 점
책과 친해지는 독서의 준비단계이므로(유아기 때 이미 이 단계를 거치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책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지 않게 다양한 방법으로 책읽기의 세계로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른이 책을 권할 때는 그 아이의 수준, 단계, 개성 등을 잘 고려해서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발달단계에 맞는 책
- 가족, 학교생활, 친구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생활이야기나 동물 이야기, 의인화한 이야기
- 우리겨레의 정서가 담겨 있으면서 주제가 뚜렷한 옛이야기
- 어려움을 극복하는 슬기와 지혜가 담겨 있으면서 건강한 유머를 맛보게 하는 책
2. 3, 4학년
1) 특성
독서에 흥미와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인데, 현실적인 것에 흥미를 가지고 그것이 자기 생활과 연관되어 있으면 더욱 흥미를 느낀다. 독서의 폭이 넓어지고 좀 더 깊이 있는 감상을 하게 된다. 특히 친구 사회에 적응하는 의욕과 태도(사회성)가 발달하며 집단행동에 흥미를 가진다. 자기중심적인 성격에서 타인에 대한 지식과 이해력이 생기는 시기로 사회현실에 눈뜨는 시기이다.
# 주의할 점
편독경향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3학년부터는 그림보다 글이 많은 책은 읽기 시작하므로, 아이들이 너무 부담스러워하는 책을 억지로 읽히려 들면 위험하다.(본격적으로 책읽기가 습관화되어 가는 시기이므로) 그리고 사회성이 발달하는 이 시기에 알맞도록 우정과 의협심을 길러 주는 내용의 책을 읽히는 것도 좋다.
예) <칠칠단의 비밀>, <에밀과 탐정들>
2) 발단단계에 맞는 책
- 범세계적인 인류애를 키워주는 국내외 창작동화
- 여러 지역에서 살아가는 또래들의 삶과 생각을 담은 글모음 책
- 사회 현실에 대한 관심을 채워주는 책 ; (예) 환경오염을 다룬 책 <뒷뚜르이렁지의 하소연> <하늘로 날아오른 집오리>
3. 5, 6학년
1) 특성
지적인 호기심의 범위가 넓어지고 자아의식이 강해지는 시기이다. 논리적인 사고를 시작하며 간접적인 이해력도 생긴다. 현실과 공상의 한계를 뚜렷하게 구분하며 시간과 공간의 이해도 의식적으로 확대가 가능해진다. 자연과학, 지리, 역사 등 현실 존재에 흥미를 느끼므로 기행도서, 모험소설, 추리소설에도 관심을 가지는 시기이다.
2) 발달단계에 맞는 책
- 현실에 바탕을 둔 장편 소년소설류를 읽게 하며, 사회나 역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고루 읽게 하여 독서의 폭을 넓혀야 한다.
- 우리 나라 역사에 바탕을 둔 소년소설 예) <몽실언니>,<집을 나간 소년>
- 다양한 분야의 인물전
Ⅶ. 좋은 책(좋은 도서)의 선택방법
1. 좋은 가르침이 있는 책
교훈성은 어린이책의 주요 구실 가운데 하나다. 작가의 철학이 작품 속에 녹아 있고 아이들이 자연스레 교훈을 받아들인다면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훈이 설교적이어서는 안 된다.
2. 겨레의 삶이 담긴 이야기
아이들에게 우리 겨레의 정신을 심어주는 작품이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남의 나라 이야기에만 젖으면 곤란하다.
3. 즐거움을 주는 이야기
아이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재미를 얻기 위해서다. 부수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얻기도 하지만 최우선 동기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삶에 기반을 둔 현실적 이야기에서 우러나오는 재미라야 한다. 감각적이고 흥미 본위로 쓴 글이 주는 재미와 건강함을 지향하는 글로부터 얻는 재미의 질은 구분해야겠다.
4. 독자의 몫이 있는 이야기
많은 작가들은 독자에게 지나치게 친절한 나머지 독자가 생각해볼 여지를 주지 않는다. 독자의 몫을 남겨두어 다음 장면을 상상해보도록 할 때 아이들은 재미를 느낀다. 좋은 책은 상황을 설명하는 대신 묘사적 문장으로 독자의 몫을 남겨둔다.
5. 어린이의 삶을 주체적으로 보는 책
어린이들이 주인인 동화에서 어른들의 이야기만 있고 어린이의 몫이 없다면 어린이들은 그 책을 읽어야 할 까닭을 찾지 못한다. 어린이가 중심인, 어린이의 삶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는 즐거움을 느낀다.
6. 발달단계에 맞는 책
아이들은 나이에 따라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 경험의 폭이 다르기 때문이다. 책에 담긴 내용이나 표현 방법, 문체, 그림 등도 어린이의 정서심리 발달단계에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시시하게 여겨 책에 흥미를 잃는다.
7. 책의 형식적 조건
번역서의 경우 옮긴이를 밝히지 않고 편집부라고 모호하게 표시한 것은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8. 삽화
삽화는 그 자체 많은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며 내용 이해를 돕는다. 삽화는 여백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또 다른 문자라고 할 수 있다. 본문과 관련 없는 삽화가 실려 있거나 사실성이 떨어지는 삽화, 성의 없이 그린 삽화는 독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9. 적당한 가격
아이들은 아직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너무 비싼 책값은 책과 어린 독자들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아이들의 용돈으로 쉽게 살 수 있는 문고본이 많이 나와 주는 것이다.
참고문헌
김흥규(2000), 좋은 책, 서울 : 도서유통 서당
박모식(2003), 누구나 읽어도 좋은책, 얼과알
이주영(2002), 어린이에게 좋은 책들, 너른들
열린수업연구소(1998), 책읽기 박사가 될래요, 서울 : 열린수업 출판사
아자르. 폴, 햇살과 나무꾼 옮김(1999), 책·어린이·어른, 시공주니어
최윤정(1997),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