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는 사회주의의 이론적 기초이며 지도이론으로서 마르크스주의에 의존하여야 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를 완고한 교의로 간주하거나 그 기본적 교리를 부정하는 것, 혹은 낡은 이론으로 간주하는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넷째, 사회주의 윤리와 사회주의 도덕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와 이데올로기 문제에 관해 강경파와 개혁파 사이에서의 타협은 오래가지 못하고, 중국은 지식인들의 새로운 사고를 갈구하는 열망을 억누르지 않으면서도 마르크스-레닌-모택동사상의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을 고수할 수 있는가 하는 이데올로기적 딜레마에 빠져들게 되었다. 등소평은 현대화의 필요성이 있지만 혁명의 의미를 축소하는 것은 부적절할 뿐 아니라 자본주의를 옹호하면서 사회주의체제를 부정하는 것은 필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궁극적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당 지도부가 이러한 질문의 해답으로 합의한 것은 등소평의 “사항기본원칙”이었다. 조자양은 당원들이 사항기본원칙을 견지하면 부르주아 자유화 운동이 저지될 수 있고, 반 부르주아 자유화 투쟁은 순수하게 당내문제로서 국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항기본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혁파들은 당내 강경파의 지지를 얻고 있었다. 팽진은 이 원칙이 중국사회주의 혁명의 결과물이며, 헌법을 구성하는 중요한 일부분임을 주장했다.
천안문사건이 무력으로 진압된 후 등소평의 사항기본원칙은 재차 강조되었으며, 이데올로기적 내용의 과거 슬로건이 다시 등장하였다. 이붕은 중국의 사회주의와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부정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였고, 사항기본원칙을 지키고 부르주아 자유화 운동을 반대하기 위한 집중 학습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강택민과 이붕이 장악하고 있던 권력교체기간 동안 부르주아 자유화 운동은 천안문 동란의 주원인으로 간주되었고, 반 부르주아 자유화 운동과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강화는 강조되었다. 그러나 사회주의의 타당성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 지식인들과 젊은이들이 전 인구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 전통적인 혁명적 가치와 개념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재교육시켜 그들로 하여금 수용하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Ⅵ결론
위에서 설명한 중국 공산주의의 쇠퇴는 다른 한편으로 표면화되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경제적 성과이다. 중국은 경제 활황을 누리면서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중국경제는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은 동시에 신흥 부유층이 생겨나고, 새로운 기업엘리트들의 궁극적 목적이 부의 축적으로 변화하며, 서구의 퇴폐적 문물이 유입될 가능성 등의 상당한 문제점을 야기 시켰다. 이러한 맥락의 문제점에 대해 강택민은 정신적, 도덕적, 윤리적 부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중국특색사회주의와 사회주의시장경제를 이데올로기적으로 정당화 또는 합법화하는 “신사고”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켰다. 강택민의 정신문명건설은 도덕적 및 윤리적 해이와 사회적 무질서에 대한 “새로운 이데올로기 운동”을 띄고 있다. 낮은 수준의 도덕적 행위와 사회적 해악 등의 등장, 부패현상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강택민의 “문명건설”은 애국심, 집단주의, 사회주의 교육의 중요성 뿐 아니라, 사회적 도덕, 전문적 윤리, 가족 간의 미덕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심각한 도덕적 문제뿐만 아니라 부패의 체계화 문제 등은 이러한 “정신문명”이라는 이데올로기 운동의 전개로 해결할 수 없으며 좀 더 체계적인 법치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도덕적 쇠퇴에 대해 신보수주의자들이 제시하는 방안은 과거 중국의 민족주의, 민족의 자긍심, 유교적 가치들이었다. 이는 강택민을 핵심적 영도로 당의 권위와 직결되기도 한다. 강택민은 일련의 경제개혁조치들의 정당화를 위해 사회주의 초급단계론 을 주장하고 또한 중국특색사회주의건설이론을 재차 강조하였다. 초급단계론은 중국이 사회주의 초급단계에 놓여있고 이러한 단계에서는 기본적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사회적 생산력 증대를 위한 모든 노력의 경주”라고 지적했다. 강택민은 조자양의 초급단계론 에 덧붙여 사회주의는 공산주의의 초급단계이며, 중국은 사회주의의 초급단계(저 발전단계)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강택민이 초급단계론 을 재해석하여 주장하는 것은 시장경제가 발전해야 한다는 것과 국제적 경제협력과 경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으로, 경제개혁의 지속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마르크스주의의 기본 교의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이론적 해명을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