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의 산업화 정책과 보호무역으로 급격한 산업화를 이룩하였다. 그리고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 내에 다시금 예전의 산업을 회복하였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만큼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보통의 후발 산업국가에서 나타나는 산업구조와의 차이점이다. 일반적으로 후발 산업국가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선도산업이 국가의 경제를 이끄는 역할을 하는데, 독일에서는 대기업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기업이 국가경제를 이끈다고는 볼 수 없다. 다수의 중소기업이 각자의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것이 독일 경제 전체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들로 미루어 볼 때 독일의 경제발전과정은 현재 선진국의 발전과정과 많은 차이점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앞서 살펴보았던 역사적 과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한 노력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결정이나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그러한 노력은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독일의 경제발전과정을 본다면 경제발전이론의 현실성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로스토(Rostow)의 경제발전 단계설은 독일의 경우에 적용하기는 상당히 힘들다. 도약 단계에서의 특징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것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며, 독일에서는 산업혁명에는 도약 단계의 적용이 가능할지 모르나 그 이후의 발전에서는 적용이 힘들다. 따라서 로스토의 발전단계로는 독일의 발전과정을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독일의 발전과정은 거센크론(Gerschenkron)의 단계설로 설명해야 옳을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선행요건의 갖추어지고, 내부적 또는 외부적 자극으로 인해 공업화 약진이 일어난다는 이 이론은 독일의 여건과 상당히 일치한다. 여기서의 선행요건은 산업혁명 이전이나 전쟁 직후의 상황 모두 해당된다. 산업화를 위한 노력과 열망이 사회 전체에 존재하고, 누적된 기술과 과거의 경험이 공업화 약진에 필요한 선행요건을 제공했음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1차 세계대전 이후 군비확장 정책은 내부적으로 공업화 약진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마셜플랜은 외부적으로 약진의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독일은 내부적으로 선행요건을 잘 갖추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 또는 외부적인 기회를 잘 포착하여 적절한 시기에 발전의 계기를 딛고 현재의 모습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