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부는 조이스가 생각하는 예술가가 추구해야 할 목표를 보여준다.
그러나 스티븐이 보여준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고 비사회적인 모습을 고려할 때, 그가 진정 원숙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세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자신의 뜻과 어긋난다 하여 기존의 사회 구조를 배척하는 상태에서의 예술적 성취는 자기만족에 머무르는 공허한 외침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큰 안목에서 세상을 보아야 하며 그가 말한 "세 개의 올가미"(가족, 조국, 종교)까지도 수용해야 하는 과제가 남겨져 있는 것이다.
해방과 책임의 주제와 더불어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 나타난 다른 주제들, 즉 아버지의 모습에 대한 탐색과 아름다움에 대한 심미적 인식 등은 모두 보편적 호소력이라는 이 작품의 특성에 기여하고 있다. 제임스 조이스는 자신의 삶과 당시 아일랜드의 현실을 스티븐 디달러스를 통해 형상화하였으나, 그 주인공의 모습은 아일랜드라는 공간을 초월하여 20세기 초 모더니즘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지성을 대변한 것이었고, 그것은 다시 한번,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세계인에게 존재의 의미를 밝혀 주는 진리의 빛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