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한다는 것이고, 치료해야 할 분야는 개인의 정신 내적 갈등의 분석이 아니라 인간이 참여하여 맺고 있는 관계라는 사실이다. 치료자들은 모두 한 개인의 증상, 문제 또는 고통의 호소가 가족의 역기능에 대한 표현이며, 이것은 가족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가족의 역기능을 숨기고 가리고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해 가족성원들 중 한사람에게 나타난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치료자들은 다같이 가족체계를 변화시켜야 개인에게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가족치료는 보다 폭넓은 이론적 개념의 정립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가족의 역기능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체계가 정립되어 있지 못하여 아직도 널리 인정될만한 가족치료 이론이 발달되지 못해 이 분야의 발달이 저해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족치료를 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가족의 기능에 대한 문화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80년대 후반에 들어와 우리나라에서 Steve Shazer와 In Soo Kim 그리고 Karl Tomm등이 내한하여 모두 성황리에 가족치료 워크샵을 하고 갔고, 가족치료에 대한 교육과 훈련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병원이나 클리닉 또는 사회기관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특히, De Shazer와 한국인 아내인 Kim은 전통적 의미의 가족치료에 상당한 융통성을 가미하여 가족전체가 아닌 가족체계의 한 부분(개인일 수도 있음)에 조그만 변화를 먼저 일으키면 그것이 나머지 체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하는 논리에서 변화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가족원 개인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적이고 과제중심적인 가족치료를 소개함으로써 우선 가족전체의 참여라는 형식에 대해 가족들이 가질 수 있는 거부감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한편, 가족치료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한 가족구조의 전체적인 재 구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구조의 변경없이도 평상시의 이중 구조적인 의사소통 유형을 수평적인 형태로 개선시킴으로써 가족체계를 보다 인간적이고 성장, 생산적인 개방체제로 향상시킬 것을 가르치고 있는 Virginia Satir의 의사소통기법과 그에 바탕을 둔 가정공학이 많은 사회교육기관들과 전문가 집단들에 의해 호응을 받고 있고 수용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녀의 접근은 올바른 의사소통을 통한 문제의 해결과 예방을 동시에 가르치기 때문에 특히 예방차원에서 앞으로 보다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 내의 사회기관들은 이러한 지식과 기술들을 주민들을 위하여 활용하는 봉사의 장을 만들어서 가족들을 치료자의 사무실에 격리하는 가족치료가 아닌 일상생활 속의 가족생활교육과 훈련을 연결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사회는 이제 가족치료의 초보단계에 진입해 있을 뿐이다. 따라서 기존의 여러 학파 하나하나를 실험적으로 응용해 보면서 이론적 기반의 정립과 더불어 유용한 기법들을 많이 개발하여 우리 문화 속의 여러 특수한 문제에 맞는 다양한 모형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가족상담
가족상담은 가족치료와 동의어 또는 거의 같은 맥락에서 파악하고 있는 편이므로 명확히 정의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으나, 문제의 심각성 내지 개입의 수준 및 방법에 따라 그 차이를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
가족상담은 개인중심의 문제해결 과정에서 벗어나 가족을 한 단위로 보고 가족 내에서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접근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1) 가족상담의 필요성
가정 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가족 구성원들은 대체로 두 가지 방향에서 행동을 취하게 된다. 즉 긍정적인 차원에서 가족구성원의 협동으로 이를 극복하거나, 부정적인 차원에서 부적응행동을 하게 된다. 이 두 차원에서 모두 상담이 필요하게 되나, 대부분의 경우는 후자가 중심이 된다. 이때 부모와 그 자녀들이 가진 조건과 환경이 상담의 초점이 된다.
이와 같은 상담이 요청되는 상황을 코스틴(Costin, 1974:84)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 범주로 크게 나누었다.
(1) 가정생활의 영위에서 일어나는 자연발생적 위기
이러한 위기는 가족생활의 주기가 바뀌거나 생활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반드시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위기에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해당된다.
① 부의 직업이동이나 변화로 이사를 함에 따라 친구, 이웃 등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경우
② 가족구성원들이 질병을 앓게 됨에 따라 어머니의 양육부담이 늘어나거나 가족간의 긴장이 따르게 되는 경우
③ 새로운 가족구성원의 출생이나 출가 또는 조부모나 친척과 함께 동거하게 되는 경우
④ 가족구성원의 급작스런 사고나 자연사한 경우
⑤ 어머니가 다시 취업하는 경우 등
(2) 자녀를 적절히 양육함에 있어 부모의 능력이 부족한 경우의 위기
① 부모의 경제적이 능력이 가정생활의 안정을 위협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주거불량, 영양결핍, 교육적 지원의 제한, 사회로부터 소외받을 경우
② 편부모로서 자녀양육과 가정경제 책임의 이중역할을 진 경우
③ 부모가 질병이나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
④ 가족구성원간의 부조화등 특히 부부갈등이나 고부간의 갈등이 있는 경우
⑤ 부모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경우, 예를 들어 도둑, 거짓말, 알코올이나 약물중독, 도박, 폭력 등을 하는 경우
⑥ 부모 역할에 대한 인식이나 준비가 부족한 경우, 예를 들어 적절한 육아지식의 결여로 아동의 양육 및 생활지도에 있어서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심리적 대응을 못하는 경우
⑦ 부모의 가사 관리 능력이나 가정경제운영 능력이 부족한 경우
(3) 아동의 신체발달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경우의 위기
아동의 장애로서 지능장애, 청각장애, 시각장애, 언어장애 및 지체부자유이거나 몹시 허약한 경우
(4) 지역사회의 제반 환경이 생활상의 압박이나 긴장감을 주는 경우
주위사람들이 차별, 편견, 무시를 보이는 경우
2. 가족상담의 목적
이러한 필요성에 따른 가족상담의 목적은 가족문제의 발생 시에 가족들이 병리적인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대신에 건전한 적응방법의 발견을 통하여 통찰력을 기르고, 가족구성원 사이의 대인관계에 병리적 수준을 제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정민자, 1988: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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