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은행으로부터 차입이나 어음할인에서 더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외부차입보다는 기업간신용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어음할인제도의 개선이나 어음할인 조건의 변화는 당장 중소기업금융의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Ⅷ. 결론
정부의 중소기업지원행정은 산업정책의 범주에 속한다. 발전국가의 유산으로 우리나라 정부는 여러 가지 산업정책을 통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왔다. 최근에는 대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경쟁 자본주의 질서를 보호하고, 벤처기업의 창업과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이 가져오는 긍정적 외부효과(positive externalities)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중소기업지원행정은 앞의 국가기능의 분류에 따르면 생산기능(production function)에 속한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특별위원회와 중소기업청은 공적 제공 하위기구(public provision sub-apparatus)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공적 생산 하위기구(public production sub-apparatus)로 분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생산기능(production function)은 국가재정을 매개로 자본축적(accumulation)을 증진시키는 국가의 주된 기능이다. 오페(1975)에 따르면, 생산기능을 관료제적 거버넌스로 운영하면 비효과적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축적국면에 요구되는 정책문제해결에 기존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비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국가의 생산기능은 국가자산의 일상적 배분(routinized allocation) 이상의 역할을 요구한다. 따라서 생산기능의 수행에 있어 국가행정기구는 합리적인 기획이 요구된다. 물론 다양한 집단의 요구와 이해관계에 따른 정책환경의 복잡성과 갈등으로 국가행정기구는 분명한 목표설정이 어렵고, 국가기구 자체의 합리적 결정을 사회부문에 부과하는데 국가자율성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후기자본주의체제에서 자본축적을 통한 생산조건의 확보는 자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해로,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가기구는 생산기능을 조합주의적(corporatist)인 거버넌스 방식으로 수행할 것이 요구된다. 이에 생산기능의 국가지출은 사회투자(social investment)의 성격을 띠며, 주로 중앙정부가 직접 또는 간접적 방식으로 수행하거나 준정부기관을 선호한다.
이러한 국가 생산기구로서 중소기업지원 행정기관은 국가기능적 속성으로 조합주의적 국정관리 방식에 적합한 행정구조가 요구된다. 이러한 거버넌스가 중소기업지원 행정체제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소기업특별위원회는 관련 이익집단들의 정상단체(peak associations)의 의사결정기구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경우, 중소기업특별위원의 구성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현행 중소기업특별위원회는 정부부처내의 정책조정에 초점을 두어 중소기업정책과 관련된 당연직 차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조합주의적 거버넌스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기업인, 특히 중소기업인의 이익을 대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상단체들의 대표를 당연직 민간위원으로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정부부처내 정책조정의 임무와 더불어, 중소기업특별위원회는 정책형성에 있어 정부-시장-시민사회간 정책투입과 정책조정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거버넌스로의 행정의 시대에 중소기업정책분야의 전문가집단으로 구성된 정책공동체(policy community)의 무대로 중소기업특별위원회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중소기업의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과 유통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자원부의 산업정책의 범주를 벗어나 문화산업, 해양산업, 농림산업 등에서 중소기업의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정부부처의 대표도 중소기업특별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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