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련함으로써 장차 중국과의 군사교류와 협력도 추진하여 동북아 전체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Ⅶ. 결론
최근 일본 내에 한국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감정이 나타나는 이유중의 하나는 한국 측의 대일 접근방법 때문이라고 한다. 단순히 말하자면 한편으로는 일본을 매도, 비난, 비방하는 등 ‘일본 때리기’를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협력을 요청하며 손을 내미는 한국의 자세를 일본으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에 있어서 과거의 한국 이미지는 불쌍한 나라, 식민지 지배를 받은 약한 나라였다. 그런데 80년대 들어, 특히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이 더 이상 동정을 받는 상대가 아닌 강자의 이미지로 부상하게 되면서 왜 아직도 한국 언론이나 정부는 약자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냐 는 불만의 감정이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우리 정부는 일본에 있어서 약자 행세가 아닌 대등한 입장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 20주년 특집 여론조사 결과에서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설문조사 내용에 ‘좋아하는 나라’와 ‘싫어하는 나라’항목이 들어 있었다. 거기에서 역시 예상대로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일본으로 53.4%로 나와 있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본 받아야 할 나라는?’ 이라는 항목이 있었는데 그것 또한 일본이 첫째로 49.9%이었다. 결과적으로 싫어하는 나라로 50%, 본받아야 할 나라로 50%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겉으로는 반 일어적인 발언을 해야 마치 애국심인양 착각하는 생각을 갖고 속으로는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동경의 시선과 어떻게든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 것은 일본의 한국관도 마찬가지인데, 실은 그렇지 않은데 서로 가깝다는 이유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들의 자세는 ‘일본을 극복해 내자’가 아니라 우선은 ‘일본을 알자’로 바꿔야 할 것이다. 아무런 이해 관계 없이, 아무런 소득 없이 감정을 앞세워 일본을 매도하고 경시하는 것을 고치고, 통속적인 이해에 얽매이지 말고 객관적으로 일본을 바라본다면 일본은 우리에게 우리는 일본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중 국교 정상화를 통해 정치적으로는 새로운 동북아시대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1백 년 전 청일 전쟁 이전과 같은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20세기 전반기는 한일 관계가 식민지 관계 곧 일방적인 의존, 종속 관계였다. 20세기 후반기에는 무역적자 관계였고, 앞으로 무역적자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한일 관계는 다시 기술의존 관계로 전락할 수도 있다. 지난 1백 년 동안은 중국과 우리나라간에 국교가 없었기 때문에 일방적인 한일 관계의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과 중국, 또 한국과 러시아와의 국교도 정상화되었으므로 지금의 한일 관계는 지난 1백 년 동안의 일방적인 한일 두 나라만의 관계만 보아서는 안되며, 동아시아 내지 세계가 안고 있는 수많은 과제에 함께 대처해 나간다는 발상이 필요하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경제 등 공통의 과제 대해 보다 긴밀하게 의견을 교섭하며 공동으로 대처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세계 경제는 달러 체제와 엔 체제로 양분되어 있는 실정이다. 달러의 가치가 불안정한 지금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일본의 역할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하겠다. 일본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면 이것이 곧 한국에도 직접적이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한 쪽의 이익이 다른 쪽의 이익이 되기도 하는 ‘플러스 섬’ 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광역적인 국제분업을 형성한다’는 차원에서 산업, 기술, 무역의 새로운 좌표를 선정하고 서로 마주보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공통적인 시선을 밖으로 돌려 동반자적인 관계를 설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지고 일본과 한국의 경제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우리들의 무역은 영국과 프랑스간의 무역에 필적한다. 한국의 대 일본 수출은 걸쳐서 무려 50배 정도로 늘어났으며 일본으로부터의 수입도 70배가 늘어났다. 인구에서도 경제에서도 우리는 이미 ‘소국’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일본에겐 큰 시장이나 다름없지만 우리나라의 3배나 되는 인구를 가지고 있는 일본은 우리에겐 잘 만하면 수출의 호재를 일으킬 수 있는 큰 시장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다.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총체적으로 양국의 경제 관계가 잘 이루어져서 일본도 이익을 받았고 한국도 그 경제 발전에 일본과의 경제 관계가 크게 공헌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의 한국으로의 투자는 한국의 부흥은 물론 일본의 부흥으로까지 연결되는 것이다.
지난 50여 년간 일본은 일본에서, 한국은 한국에서 상대에 대한 인식은 진실과 무관하게 각각 자신들의 내부 사정으로 형성되어 왔다. 수많은 맹점, 부정적인 선입견이 확대되었고, 서로 ‘상대방은 이런 사정 때문에 나를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다’라는 이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렇듯 상대방에 대한 인식은 ‘전혀 만날 수 없는 다른 강의 흐름’ 이었다. 새 천년을 맞이하여 한일 관계를 지난날의 틀에만 묶여 거기에 집착하여 바라보기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해야될 일은 처음부터 ‘따로따로 가는 강의 흐름’을 연결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인 이상 다른 줄기에서 출발하는 것은 되돌릴 수가 없다. 하지만 ‘합류’를 통해 상대의 사정을 알 수가 있고, 나를 상대방이 이해해줄 수도 있어 서로 경외감을 갖고 마음과 마음을 활짝 열 수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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