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게 추가적인 자금의 소요가 발생하는 경우 이에 대한 충분한 대응을 갖출 수 있는 제반 여건의 조성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유연한 자금 지원을 수행함으로써 금융산업 회생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표명되어 신속한 대외신인도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공적자금 지원과정에서 투명한 절차의 유지와 함께 경영진의 책임을 철저히 추궁함으로써 금융기관의 가능한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아울러 금융위기 발발시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었던 서울제일은행의 매각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하지 못함으로써 필요이상의 공적자금이 소요되었다는 비판이 있다. 동 은행들의 매각이 장기화되면서 해당은행의 무리한 자산규모 유지전략으로 소요비용이 확대되었으며 정부의 매각의지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증폭됨으로써 신뢰도 회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예상치 못하게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됨에 따라 정부가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춤으로써 실기했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 98년 9월말 제1차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종료와 함께 투신사 등 제1차 구조조정의 대상이 아니었던 금융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속할 것으로 계획하였으나 이의 지연 및 잇달아 발생한 대우사태로 구조조정의 비용이 증대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특히, 투신사의 경우 자산의 대부분이 유가증권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장상황의 변화에 따라 정리비용이 크게 차이날 수 있어 적절한 시기의 선택이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발생초기엔 주가가 크게 폭락하여 해당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에 소요되는 비용의 추정이 거의 불가능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은 99년도 초 경기가 회복되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완화되었다. 그러던 중 99년 여름, 대우사태의 발발과 함께 주식시장이 다시 침체되고 자금시장이 경색됨으로써 투신권의 구조조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실기의 배경에는 예상외의 빠른 경기회복과 자본시장의 안정으로 투신사 문제가 자체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다소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강력한 주도기관이 정립되지 않음으로써 투입된 공적자금의 효율적 운영 및 신속한 회수를 위한 사후관리에 미흡하였던 점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위기의 발발과 함께 구성되었던 금융감독위원회의 구조개혁단이 구조조정의 중심 역할을 수행한 바가 있으나 구조개혁단의 위상이 경제전반에 걸친 부실을 정리하기에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었으며 그나마 제1차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종료와 함께 기능이 대폭 축소되었다.
아울러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양대 집행기구인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간의 담당 정부기관이 상이한 관계로 업무협조에 소요되는 비용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금융감독위원회의 관할 하에 예금보험공사는 재정경제부의 관할 하에 있음에 따라 기관별로 이해가 상충하는 문제가 발생할 시 쉽게 해결되지 못할 우려마저 갖고 있다. 실제로 부실자산의 정리는 정부(또는 자산관리공사)의 매입가격에 따라서 손실 및 증자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지원과정에서 양 기관간 적절한 손실배분의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자산관리공사의 경우 현재 공적 자금의 회수가 순조로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와 비교할 때 상당히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이 대부분 정리가 용이하지 않은 기업여신임과 동시에 선진국과 같은 발달된 자본시장 등 하부구조가 구축되지 않은 영향도 있겠다.
자산관리공사와는 달리 예금보험공사가 투입한 공적자금의 경우 대부분 예금대지급이나 지분참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단시일에 회수하기는 쉬운 자금은 아니다. 외국의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 자금은 자금을 지원 받은 금융기관이 시장가치를 회복함으로써 회수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공적자금 지원총액의 상당부분을 회복할 수 있는 부문이다. 따라서 금융기관은 물론 자금을 공여한 정부도 해당 금융기관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마치 금융기관이 부실화된 기업의 워크아웃을 수행하는 것과 유사한 과정으로, 이 경우 금융기관은 해당 기업의 시장가치를 제고하기 위하여 경영지원 및 구조조정 등 다각적인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예금보험공사나 정부가 지금까지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국영화한 금융기관의 가치제고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Ⅷ. 결론 및 제언
“構造調整”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에게 가장 친숙해진 용어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2년 동안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정리, 퇴출, 합병, 대기업의 자산매각, 부채비율 축소 등 우리경제의 틀을 개조하기 위한 작업이 숨 가쁘게 진행되어 왔다. 이제는 웬만큼 바뀌었으려니 했지만, 해외의 일반적인 시각은 더 빠르고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는 듯 하다.
구조조정은 금융기관과 기업의 하드웨어를 바꾸는 작업이므로 제도개편 등의 행정조치가 필수적이며 따라서 정부와 금감위가 推進主體로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다.
반면 금리와 통화량을 조절하여 거시경제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구조조정과 직접적 관련성이 크지 않다. 사실 98년 4월 한은법 개정으로 통화정책의 獨立性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한은의 위상이 오히려 떨어졌다는 世間의 평가가 나오는 것도 구조조정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현실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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