救濟劇)은 해당은행의 예금자를 은행경영 파산의 손실로부터 완전히 구제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해당은행의 주주를 포함하여 예금자 이외의 투자자들도 은행파산의 손실을 면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경영상태가 양호한 은행과 열악한 은행을 식별하고 차별적 평가를 하는 금융 자본시장의 규율 메커니즘이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규제당국의 역할: 안전망은 은행의 경영파탄으로부터 예금자와 투자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것이지만 은행경영을 감시하고 양호한 경영상태에 있는 은행과 열악한 은행을 차별적으로 취급하려는 투자자들의 유인을 감쇄시킨다. 경쟁제한 규제는 비효율적 경영에 대하여 벌칙을 과하는 구조를 약화시키고 은행경영에 대한 규율의 효력을 빼앗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금융자본시장을 대신하여 규제당국이 은행경영을 감시하고 그것에 규율을 부과하여야만 한다. 금융에서 생기는 렌트가 비경쟁적인 상황에 있는 은행의 건전경영의 유인이 되기 위해서는 규제당국이 불건전한 은행에 적확한 벌을 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규제당국이 금융자본시장을 대신하여 또는 일반납세자를 대신하여 은행경영을 엄격히 감시하고 안전망을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구조가 자연적으로 자동하는 것만은 아니다. 규제당국이 건전경영을 추구하는 은행을 규제하는 경우, 部外者에 의해 규제당국이 적절한 시기에 은행경영에 개입하고 있는가 또는 정부에 의한 은행파산 처리와 안전망 운영의 본연이 적당한가를 판단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첫째로 규제당국이 수집하고 공개한 정보를 벗어나 사람들이 은행경영의 추이를 적확히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또한 공개되는 정보가 상당히 복잡하여 그 정보에 기초하여 규제당국 자체의 규제활동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비대칭적인 정보 아래서는 규제당국에 대한 국민의 감시는 간단하지 않다. 규제당국이 법적으로 정한 규제목적과 부합되지 않은 목적으로 규제의 권한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비대칭정보 하에서는 관료기구로서 규제당국이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공공의 목적을 희생할 수 있다.
정책당국에 관계되는 대리인(agency) 문제는 은행의 파산 정리를 뒤로 미루는 정책 위험도 양성한다. 이것은 규제당국의 규제행동의 실태와 그 결과, 특히 안전망 유지운영의 사회적 비용에 관하여 정확한 정보가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사정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1990년대에 들어가 다수의 은행이 파산위기에 직면하였을 때, 구제당국은 그 실태를 노출시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기보다 그것을 은폐하고 미루는 경향을 보인다. 이 미루기정책(先送り政策)은 일본의 경험에서 보듯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하고 안전망의 사회적 비용을 대폭적으로 증가시킨다.
안전망을 둘러싼 대리인 문제는 은행경영에 대한 감시 문제와 규제당국의 행동에 대한 감시 문제가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복잡하다. 은행의 경영파탄 처리에 관한 안정망이 투자자를 후하게 보호하고 은행경영에 대한 감시기능을 시장에서 규제당국으로 떠넘기는 정도가 높을수록 중첩된 대리인 문제도 복잡해지고 해결도 곤란해진다. 금융업의 경쟁제한으로 은행에 건전경영 유인을 주어 기업경영 통치 구조에서 금융시스템의 기능을 높인다는 Financial Restraint 이론이 제2차 대전 후의 일본 사례를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첫 번째 이유는 금융규제의 곤란에 있다.
2. ‘금융자유화’ 실태
다음으로 통설 비판의 두 번째 논거로 추진되었던 금융자유화가 반드시 효과를 거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지면의 제한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겠지만, 일본 정부가 추진한 금융자유화는 대단히 신중한 점진주의 특징을 가지고 있고, 본격적인 자유화는 아주 먼 것이었다.
은행업이 향유한 렌트를 회계상으로 파악하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문제로 은행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익을 비용으로 계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도시은행과 지방은행)의 자기자본수익률(ROE)로 렌트를 추측해 보면, 그 렌트는 15-20% 수준에 안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은행의 ROE가 급속히 하락한 것은 1990년대 접어들어서부터이다. 이것도 금융자유화가 수익성을 낮추었다는 통설의 스토리에 의문을 던져 주고 있다.
Ⅳ. 제2차세계대전 이후의 소련경제(러시아경제)
소련은 전쟁 중 공장의 동부이전과 군수생산 유지에 전력을 다하였으나 공업생산의 저하를 면치 못하였다가, 1947년에 이르러 소비재 및 일반중공업의 증산으로 1945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소련의 경제건설은 전쟁으로 인하여 10개년의 후퇴를 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부문 역시 곡창 우크라이나, 북코카사스의 황폐와 전후 연속된 흉작으로 난경에 처하여 1945년의 곡물생산은 전쟁전의 56%에 머물고 가축은 전쟁전의 수준에 비하여 50%로 저하되고 있었다. 소련의 곡물생산은 1947년에야 비로소 추곡의 호황으로 9,650만톤, 1948년에는 12,000만 톤, 1949년에는 11,900만 톤으로 회복되었다.
공업생산 또한 1946년 1월에 채택된 이른바 “국민경제부흥발전 5개년계획”에 따라 1950년의 공업생산을 1940년의 148%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하에 석탄은 이미 전쟁전의 수준에 도달하였고, 철강, 시멘트는 1948년 중에 도달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와 같은 생산의 회복을 배경으로 하여 1947년 말에는 통화개혁을 단행하고, 동시에 전표제가 폐지되고 단일가격에의 교차가 실시됨으로써 소비물가의 평균가격수준은 약 30%가 저하되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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