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 가운데는 물론 술병이 작아진 것을 눈치채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않될 것 같다.
Ⅶ. 결론
술은 노동강도와도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노동자농민들은 노동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보다 쉽게 느끼게 될 것이고, 그러한 피로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시게 된다. 물론 술이 아닌 다른 것으로 피로를 풀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것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노동자민중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가 거의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존재한다 하더라도 노동자민중들이 아주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노동자민중들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술에 의존한다. 술로 피로를 풀지 않는 노동자민중들은 부르주아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TV나 라디오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외에도 취미생활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제기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노동자민중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에 불과하다. 노동자민중들이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필요조건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양이나 소비되는 술의 종류도 계급적으로 차별화된다. 기본적으로는 경제적 조건, 즉 노동과정의 형식과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모든 사회구성원은 자유롭게 술을 소비할 수 있다. 하지만 육체 노동자와 정신 노동자 혹은 집단적 노동과 개별적 노동의 차별성이 술의 소비형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한 차별적인 임금이나 생활비용의 규모도 영향을 미치기는 마찬가지이다. 노동의 형태와 소득의 격차에 따라 소비되는 술의 종류와 양도 달라진다. IMF체제 첫 해에 맥주의 소비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반면 소주의 소비량은 오히려 증가하게 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노동자민중들에 의해 소비되는 술의 종류가 역사적으로 변화되어 왔다. 전통적으로는 노동자민중이 막걸리와 소주를 즐겨 마시다가 이제는 맥주를 즐겨 마시고 있다. 주류를 생산하기 위한 생산자본의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부가가치를 최대화하는 과정이었다. 이는 주류산업의 구조변화와 사회적 생산력에 조응하는 노동자민중들의 소비욕구가 변화된 현상일 것이다. 주류자본의 입장에서 볼 때, 맥주를 생산판매하는 것이 막걸리나 소주를 생산판매하는 것보다 많은 잉여가치를 보장할 수 있다. 또한 주류시장의 개방을 통한 국내 주류산업의 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이었다. 소비자인 노동자민중의 입장에서 볼 때, 자본주의 생산력의 변화에 조응하는 소비생활의 변화, 즉 생활세계에 보다 확장된 자본의 다양한 상품에 편승하면서 보다 질 좋은 술을 마시고자 하는 생활의 욕구가 변하게 되었다. 이러한 욕구의 변화 그 자체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에 포섭되는 현상이지만, 노동자민중들은 자신의 생존수단들의 변화에 대한 가치를 상대적으로 지향한다. 그 비교대상이 자신이건 타인이건 간에 생존수단의 변화를 위해 노동력을 자본에게 제공하고 있다. 물론 생존수단은 삶의 목표인 자신의 이성적감성적 가치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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