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 즉, 북한은 핵무기를 미국과의 대화를 이끌어낼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주변 동아시아 국가들의 군비경쟁과 전쟁 위험성의 심화를 가져오고,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한다. 현재 동아시아 지역은 불안이 상존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대량살상무기를 통한 전쟁의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금강산 관광 중단(08.7) -> ‘3차 북핵위기’ (09.5) ※ 천안함 사태(10.3)
5. 역사를 통해 보는 시사점
우리는 남북·북미 관계의 역사 속에서 1·2·3차에 이르는 북핵 위기, 그리고 이에 대한 미국의 대북정책기조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통하여 남한의 대북정책은 결국 큰 틀에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종속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은 6자회담/경협 등을 통하여 동아시아 체계를 관리하고, 북한을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편입하거나 혹은 적절한 선에서 관리하려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남북·북미 관계는 도발 -> 위기 국면 -> 유화 국면을 주기로 계속 반복되는 양상을 띤다. 미국은 북한과 화해 무드를 조성하기도 혹은 극단적 전쟁양상으로 치닫게 만들기도 하면서 동아시아 내 북한을 관리해온 것이다. 결국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나 북한 정권과의 전면대결은 우회하면서 동아시아에 대한 지속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과제로 삼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15선언과 10.4선언 역시 한반도 평화가 아닌 미국의 장기적인 동아시아 관리 전략(포용과 봉쇄) 속에서만 온전히 해석할 수 있다. 노벨평화상에 힘입은 DJ정권의 햇볕정책역시 한반도 평화의 진척보다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하위파트너 역할을 철저히 수행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동아시아 지역에서 6자회담이라는 다자간 합의틀은 한반도 평화의 조성보다는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국제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대북공조를 형성하여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켜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남한의 대북정책은 한·미 동맹에 철저하게 종속되어 있으며, 한반도 정세는 국가간 협상에 주목하기 보다는 미국의 대동아시아 정책, 대북 정책을 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 현대의 군사정세는 결국 정치적 목적에 따른 합리적인 계산,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조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국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전략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