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해를 지배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이는 그때 바로 새로운 희망이 시작된다. 미미는 모두가 믿지 않았던 마달의 사랑 이야기가 사실임을 확인하고는, 자신도 그 사랑을 실현하기 위해 나에게 메모 한 장을 남기고 사라진다. 나가 미미를 찾아나서든 나서지 않든, 꿈을 향해 일보 내딛는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싸구려 가발과 플라스틱 비늘의 가짜 인어가 아니라 빛나는 지느러미를 자랑하는 진짜 인어가 되는 것이다.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그는 사라졌다. 중국이 앞으로 어떤 길을 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강은 바다나 호수가 아니라서 멈춰있지 않는다. 언제나 움직이며 늘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다준다. 오늘은 내일이 되면 과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바로 북경잡종이 보여주지 못했던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2. 영화 감상평
70년대 후반 개혁개방을 시작한 후부터 오늘날까지 중국은 연 10%가 넘는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든, 개발 독재든 어떤 이름을 붙이든지 그것이 중국의 저력임은 부정할 수 없다. 나는 그러한 저력이 중국문화의 왕성한 융화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뭐든 그 땅에 들어가면 중국의 것이 되어버리는 거대한 먹보. 한족과 변방 이민족의 수천 년 공존의 역사가, 오늘날 중국 땅의 소수 민족의 모습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들은 무리 없이 남의 것을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익숙하며, 모순된 것들을 화해시키는 데 능숙하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는 4항 기본원칙과 개혁개방 정책이라는 모순된 것 같이 보이는 두개의 목표로 요약된다. 경제건설이라는 당면과제를 수행하면서도 당내의 보수 세력을 설득하기 위해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이나 사회주의 시장경제론 등 점점 정교한 타협책이 등장했다. 결국은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닌 이상한 변이체가 한쪽에서는 사회주의를, 다른 한쪽에서는 자본주의를 부르짖는 이상한 형국이 벌어지게 되었다.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갈피잡지 못하는 현기증, 그것이 바로 오늘날 중국의 모습이다.
<참고문헌>
오쿠무라 사토시 저, 박선영 역(2004) 새롭게 쓴 중국 현대사: 전쟁과 사회주의의 변주곡, 소나무, 2004
조너선 스펜스 저, 김희교 역(2006) 현대중국을 찾아서2, 이산
장기철 저(2002) 지아장커, 중국 영화의 미래, 현실문화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