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는 한국 사회의 성문화에 있는 것이다. 과거 ‘윤방법’이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남성중심’의 성문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문화 되었었다는 것을 잊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을 바꾸어 성매매가 인간에 대한 폭력이고 착취라는 것을 자각하고, 건전한 성문화를 건설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법을 시행하고 해석하는 수사기관과 사법당국의 의식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성폭력상담소가 벌이고 있는 ‘대법원 판례 바꾸기 운동’에 고위 판검사들과 법조계 인사들이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鼓舞)적인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변화일지라도 의식을 가지고 실천해 나간다면,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이 왜곡된 성문화도 점차 바뀌어 나가게 될 것이다.
7) 마르크스적, 급진적 여성주의는 성매매가 타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마르크스주의적 여성주의
마르크스적 여성주의에 대한 설명은 학자들 간에서도 다소의 입장 차이를 보인다. 여성억압을 사유재산제에 기초한 가족과 계급사회의 성립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입장부터 성과 계급간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사회주의적 마르크스주의 입장까지 다양하다(최일섭·최성재. 2001). 그러나 주류가 되는 마르크스주의적 여성주의자들은 인간 본성이 욕구에 따라, 또는 욕구가 어떻게 충족되느냐에 따라서도 변한다고 주장한다. 즉, 성차별의 문제는 남녀 간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의 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여성의 해방을 위해서는 사적 소유의 폐지와 함께 여성의 사회참여가 전제되어야만 하고, 자본주의 체제가 타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 시각에서 성매매는 임노동에 비유되며, 성매매 피해 여성들은 임노동자 혹은 임금 노예로 여겨진다. 성매매 피해여성은 노동자이고, 노동자는 성매매 피해여성이다. 성매매는 성매매의 특수한 상황을 보는 것보다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의 대립구도에서 노동자 계급의 일부분인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에서의 성매매는 깊이 있고 일관된 분석이라기보다는 어떤 도덕적 판단에서 비유적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다.
(2) 급진주의적 여성주의
급진적 여성주의는 서구 여성주의 중에서도 커다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일차적인 관심이 여성 . 자체로부터 파생되지 않은 자유주의나 마르크스주의적 여성주의와는 다르게, 급진적 여성주의는 우선적으로 여성과 젠더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급진주의 여성주의에서는 남녀 간의 기본적인 생물학적 차이와, 이에 따른 남성에 대한 여성의 의존이 성불평등의 원인이라고 본다. 즉, 제도화된 가부장제를 성불평등의 기원으로 여기고 있으며, 기존 사회의 모든 제도들은 가부장제를 강화시키는 요소로서 여성에 대한 억압과 통제를 통해 남성에게 만족과 이익을 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여성적 가치에 기반한 사회질서의 재조직화를 통해 사회가 바람직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하며, 실제적인 전략으로서 모성 거부, 레즈비어니즘 등을 채택하고 있다.
급진적 여성주의에서는 마르크스주의에서 다루었던 것들 -어떻게 노동자의 종속이 그들의 노동을 적합한 것으로 용인하는가- 대신에, 여성의 종속이 어떻게 그들의 성성을 적합한 것으로 용인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Mackinnon, 1989). 이 시각에서는 성매매가 본질적으로 성별화 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여성들의 비자발적 유입과 경제적 필요에 의한 강제적 유입을 전제하고 있으며 성매매에 여성이 월등한 비율을 차지한다는 것이 직업기회 제한을 나타낸다고 보아 여성주의적인 설명을 부가하고 있다. 이 시각에서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그들을 노예화시키는 포주와 알선업자에 의하여 통제되고 있으며, 사회제도 상에서 남성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양육되는 성별사회화를 겪고 있다. 즉, 외적인 사회적 요인들과 내적인 심리학적 요인들 모두에 의해 제약되기 때문에 이들이 성매매에 머무르는 것은 진정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성매매 여성들이 일차적으로 남성의 성적 즐거움을 위해 존재한다는 의식 하에서는 성매매에 관련되지 않은 여성들까지 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남성의 성욕은 신체적으로 참을 수 없는 것이며, 그에 따라 성매매와 강간을 용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급진적 여성주의 이론에서 성매매는 남성 중심의 원초적인 성적 계약의 한 예로서 기능하여, 남성들은 그들의 남성다움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성적 행위를 구매할 수 있고 가부장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장한다. 그러므로 성매매 여성들은 말 그대로 성매매로 인한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로서 비범죄화 되어야 하는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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