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술”의 이미지 연구 [한국인이 떠올리는 “술”과 현대시 속의 “술”][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술”의 이미지][한잔 술][포도주][전라도 가시내][농무][한국 술 시][술 시]


1. 한국인이 떠올리는 “술”과 현대시 속의 “술”
한국인에게 술이란 무엇일까?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고유의 술을 생산하여 마셔왔다. 연회가 열렸을 때도 술을 마셨고, 장례가 있을 때도 술을 마셨다. 즉,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술과 함께 하였다는 뜻이다.
술은 우리의 감흥을 증폭시켜주는 촉매제가 된다. 슬픔에 젖은 사람은 술기운을 빌려 테이블에 엎드려 엉엉 울어내며, 기쁜 일이 있는 사람을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체면치레’를 잠시 벗고 즐거이 폭소한다. 즉 어떤 의미에서 예술의 목적이라고도 하는 감정의 정화(Catharsis)를 돕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술의 이미지가 그 자체로 예술인 “시”라는 매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여기, 술의 이미지를 가진 현대시 5편이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현대시에서 “술”의 이미지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눈 여겨 볼 수 있을 것이다.

2.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술”의 이미지.
2. 1. <한잔 술>

나그네 주인이여 평안하신고
곁에 앉힌 술단지 그럴법하이
한잔 가득 부어서 이리 보내게
한잔 한잔 또 한잔 저달 마시자
오늘 해도 저물고 갈 길은 머네
꿈 같은 나그네 길 멀기도 하다

나그네 주인이여 이거 어인 일
한잔 한잔 또 한잔 끝도 없거니
深山幽谷玉泉에 흠을 대었나
地下千尺水脈에 줄기를 쳤나
바다는 말릴망정 이 술 단지사
꿈 같은 나그네 길 멀기도 하다

나그네 주인이여 좋기도 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