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포츠가 등장했고, 야구, 소프트볼, 골프, 볼링, 수상스키 등의 자본주의적 색채가 강한 스포츠 종목을 허용하고 볼링, 롤러스케이트 등 오락스포츠들에 대해서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용어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우리가 국제용어를 원어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주체성을 강조한 북한은 이를 순우리말로 바꾸어 쓰고 있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정치적 색채가 적고 외부와의 접촉이 잦은 일부 스포츠 용어를 국제용어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1997년 1월 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국제체육공용어에 대한 상식」이라는 글을 통해 김정일 노동당 국방위원장의 지시임을 밝히면서 스포츠용어를 국제용어로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러한 조치 이후 북한에서는 현재 국제용어와 북한식 스포츠용어가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5. 북한과 남한의 스포츠 교류
1960년대 이후 비록 제3국에서나마 남북 체육인들간에 수없이 많은 접촉이 있었고, 공식적인 회담의 경험만 해도 30여 차례나 된다. 더욱이 남북은 1990년 남북통일축구대회 실현에 이어,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역사적인 단일팀을 구성하여 참가했다. 이는 남북 단일팀으로 대회에 참가한 성과도 중요하지만,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남북간의 체육교류가 이루어지게 된 점만 보더라도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가장 선도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분야는 바로 체육인 것이다.
남북통일축구대회와 단일팀 구성은 오랜 분단으로 인한 이질성을 극복하고 남북한 동질성 회복을 통한 민족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이러한 체육교류의 성공적인 결과는 그 밖의 모든 분야에서 남북교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분위기와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Ⅲ. 결론
그 동안의 남북관계가 상대적인 이익에 집착하는 ‘제로섬게임’적 관계를 바탕으로 했다면, 이제는 새롭게 남북한이 ‘논제로섬 게임’적 관계로 전환되어 상호 대치와 갈등보다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관계의 설정이 필요하다.
남북 체육교류가 본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비정치적 순수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남북 체육교류가 비정치적 순수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 차원의 교류로 추진되어야 한다. 동서독의 경우에도 서독 정부는 체육교류에 필요한 법적재정적 지원을 했지만, 국가 차원이 아닌 민간 스포츠 기관의 활동에 간섭하지 않게 되어 서로의 역할 분담이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에도 남북 체육교류의 뿌리가 정착되고 그 특성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민간 차원의 체육계가 이를 주도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여 일관성 있는 남북 체육교류의 추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체제와 이념의 차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남북한이 체제불간섭을 통해 남북 체육교류의 비정치적 순수성을 보장해 나가는 것이 그 방법이다.
다른 분야의 남북 교류와 마찬가지로 남북 체육교류의 진행은 점진적인 발전과 성숙을 도모해 나가야만 한다. 남북한의 점진적인 화해와 협력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경제 분야, 특히 체육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증대하여 체제의 이질성을 최소화시켜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앞으로의 남북관계는 궁극적으로 북한 사회의 개방과 변화를 가져오게 되겠지만, 북한 사회 스스로의 자각과 자체적인 노력에 의해 이를 소화시켜 나갈 수 있어야 그 후유증을 극소화시킬 수 있고 궁극적인 평화통일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