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한 점은 소위 委託加工에 의한 교역방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로 봉제, 섬유, 신발 등 일반 소비재의 경우 남측 민간기업의 대북진출 요구와 북측의 체제적 위협이 없는 외화벌이 및 물자확보의 요구가 맞물려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간접교역방식에 의거하는 셈이나 실제적으로는 직접교역방식이라고 할 이 위탁가공형태의 교역이 앞으로의 남북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南-北간의 경제교류는 경제가 정치, 군사 논리 앞에 무력화 되고 있기에 바람직한 확대, 발전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남북한이 각각 자기 나름의 체제 유지, 나아가 자기 방식으로의 통일을 위한 수단 내지 하나의 전단계조치로서의 경제교류를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이 독자적으로 경제논리에 의하여 발전해 갈 소지가 주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비경제적인 요인에 의한 남북대화의 중단이 결국 경제교류까지도 중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음이 바로 이를 말해주고 있다. 핵문제를 비록한 한반도 정세가 호전되고 북한측이 개방화정책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면 남-북간의 경제교류와 협력은 예상밖의 진전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남한은 첫째, 남북한간의 경제교류가 내국거래라고 하는 기본적 인식아래 내부적인 각종 제도 정비를 단행해야 한다. 그와 함께 국민들에게 보다 폭 넓은 북한정보를 자유롭게 제공해줌으로서 국민일반의 북한경제의 동향, 곧 북한경제의 개혁, 개방에 대한 전망과 대북경제교류의 필요성, 나아가 남북통일 전망에 대한 인식 등을 새롭게 고쳐나가야 할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로는 남북한 경제교류의 확대, 발전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에 비추어 결코 남북한 당사자간의 관계로서만은 풀리기 어렵다고 하는 자세와 인식이 필요하다. 국제적인 다각적 공동 교류·협력의 확대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러한 남-북한간의 다각적 내지 다국간 교류위 확대방안은 이 지역 공동의 경제권 형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즉, 南北經協은 처음부터 국제적인 협조체제 아래, 동북아경제권 형성이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현재와 같은 간접교역방식을 조속히 직교역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점과 아울러, 또한 남북간 직접교류방식의 경우에도 위탁가공 형태의 이른바 수직적 분업체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남북간의 기본적인 협력모델은 남한의 시설재 및 원자재 등과 북한의 저렴한 양질의 노동력간의 결합이라는 일종의 수직적 분업체제의 형성에 입각해야만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두는 바이다.
Ⅳ. 맺음말
이제까지의 한국의 무역정책은 한마디로 유통면에서의 무역업에 대한 지원시책에 치중되었기 때문에 생산기반 확충과 기술혁신을 생산면에서의 지원을 경시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그리하여 수출가격과 국내가격간의 격차만 넓히고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만 가중시켰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불러오게 하였다.
이는 과거와 같은 수출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대신에 수출보험과 같은 간접적인 지원방식으로의 전환과, 또한 유통단계에서의 지원으로 전환됨으로써 수출에 대한 직접적인 특혜가 없더라도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쟁력 배양에 정책의 초점이 놓여져야 할 것이 우선 강조되는 바이다.
경쟁력이란 기본적으로 기술축적에 바탕을 둔 상품의 품질향상을 통해서만 가능하게 된다고 하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정부수준에서의 총체적인 기술 및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지원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전통적인 생산함수론에서는 외생변수로 취급되는 이 기술문제에 있어서까지, 자국의 생산기술수준이 후진적이라고 함을 일찍이 인정하고 보다 효율적인 최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소화해내는 전략을 강력히 추구한 결과가 오늘의 일본경제를 있게 한 것이라고 할 때, 이러한 일본의 경험은 우리에게 하나의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한국도 지금부터라도 첨단산업개발을 위한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고, 신규 기술도입과 응용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 해야 할 것이다. 그밖에도 지적소유권 보호 등 제도개선을 통한 기술혁신의 유인과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력의 확충, 자본재와 부품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한 금융·세제·기술 및 행정적인 모든 지원시책을 무역정책과 접목시키는 일 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기술 향상에 따른 생산성의 제고가 생산단가를 인하시켜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됨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둘째로는 자본재와 내구소비재 양 부문에서의 동시적인 기술축적을 통해서만 궁극적으로 국산품의 질의 향상과 나아가 수출확대 및 수입대체를 동시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기업 중심의 비교우위산업에 대해서는 생산단계에서의 지원 확대를, 그리고 중소기업 중심의 비교우위산업에 대해서는 수출단계에서의 지원 확대라고 하는 이원적인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긴요하다. 또한 수출확대와 내수확대가 동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생산구조 및 무역구조의 성격이 바뀌게 될 때, 비로소 지금의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서 흑자무역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나아가 성장의 원동력 자체를 수출시장과 내수시장의 복합적인 체계속에서 찾게 되는 선진형 성장기반을 이룩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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