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새로운 세계전략을 통한 '세가지 장애요소'의 제거에 대한 중국측의 요구 관철로 인해 중. 소의 관계가 정상화에 이르게 된다.
(4) 신사고에 바탕을 둔 고르바초프의 대외 정책으로는 브레즈네프시절의 제국주의적 팽창을 후퇴시키고 국제적 대결구조를 해소하며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5) 고르바초프의 전략에 대한 중국지도부의 이중적인 반응
① 소련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안보정책상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에서의 승 리의 기분
② 다른 한편으로는 고르바초프의 전략적 후퇴는 소련에게 단기적으로는 손해가 되더라도 장 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임을 인식함으로써 불안과 우려를 자아냄
? ㉠ 전략적 후퇴정책은 자본주의 세계와의 파멸적인 대결에서 소련을 자유롭게 해줌
㉡ 피보호국가들에 대한 값비싼 자원의 부담을 줄여 줄 것임
㉢ 공격적인 강대국으로서의 소련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서구와 아시아에서의 협력관계가 가능할 것임
㉣ 이에 소련이 국제시장에서 중국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6) 그러나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 소련은 적어도 당분간은 중국의 중요한 무역상대국이나 기술과 자본의 제공자인 미국을 비롯한 서방 자본주의 국가들에 대한 만족할 만한 대안이 되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
Ⅶ. 반화평연변운동과 우호외교 양면전략
(1) 화평연변의 개념
중국경제에서의 시장부문에 자리잡는 다원주의와 자유를 활용하여 공산당을 전복시키려는 미국의 음모를 상정하는 것이다.
(2) 이러한 반화평연변 캠페인의 목적은
① 미국이 천안문사태 이후 보이고 있는 대중국 입장의 궁극적 목적이 결국은 중국을 무력화 시켜 가난한 나라로 남게하고 복종적이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② 그리고 미국을 향해서는 미국의 대중국 강성정책이 자칫하면 중국의 민족주의를 더욱 자극 시켜 동북아 안정의 파괴와 이에 따른 미국의 국익훼손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하는 효과를 노렸다.
(3) 이러한 반미상황을 역으로 활용하여 등소평 중심의 최고위 리더쉽은 오히려 중국내의 반미감정을 추수리려고 노력한다는 자세를 대외적으로 드러냈으며 그후에 등소평은 남부지역을 순례하면서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설파하여 결국 중국의 최고리더쉽이 온건합리적이며 중국에게 있어 미국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시킴으로써 미국정부의 대중국정책을 대결이 아닌 협력적 차원으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4) 결론적으로 중국지도부는 국내적으로는 민족주의 정서를 동원하여 효율적으로 공산당주도의 국민통합을 유도했고 외교원칙의 강조를 통한 강. 온양면의 대미외교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오히려 부시행정부로 하여금 일단 중. 미관계의 파국을 막으려한 미국내 정책과정에 대해 중국정부 나름의 일익을 담당했음을 확인할수 있다.
Ⅷ. 클린턴 정부에 대한 이중책략
(1) 클린턴 정부의 초기상황
클린턴은 이미 대통령후보로 나섰을 때부터 중국의 인권상황을 주제로 중국지도부를 맹렬하게 비판해 왔었다. 따라서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중국의 인권문제와 중국에서의 민주주의 가치수용은 자연히 대중국정책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2) 이에 클린턴은 중국인권문제를 무역정책과 연계시켜 미국내의 부정적인 대중국여론의 분출상황하에서 '정경연계'정책을 택함으로써 미국이 중국의 인권문제를 앞세워 경제적 압력을 행사해 나갔을 때 이에 대한 중국내의 조직차원의 반발이 중국군부로부터 표출되었음은 주목을 요한다.
(3) 이상의 중국내 군부중심의 반응적 행태의 노정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계획과 지시를 했든 그렇지 않든간에 군부를 중심으로하여 미국으로부터의 인권문제 제기와 무역압력에 대한 반응을 함에 있어서 양국과 더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의 안보전략적 문제영역으로 연계. 확대시켜 나갔다는 점이다.
(4) 이는 미국의 정책전환을 가져왔는데 그 이면에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의 인권문제와 무역정책이 연계된 압력에 직면하여 이를 안보전략 관련사항으로 확대시키는 초강경의 대응태도를 구사함으로써 오히려 미국내의 온건전략주장을 지원했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한다.
Ⅸ. 결 론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신세계질서의 형성과정은 중국에게 있어서는 천안문사건에 따른 국내정세의 불안과 더불어 엄청난 부담이었다. 지난 10여년에 걸친 개혁, 개방정책의 결과로 얻은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국가위상의 도약을 자축할 겨를을 주지 않는 대내외적 도전과 시련이었다. 특히 신국제질서 구축을 통해 범세계적인 '안정적 패권'을 확보하려는 미국은 여러 차원에서 '중국 길들이기'를 시도하였고 중국은 이에 대해 '현명한' 대처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러한 신국제질서 형성과정에서 중국이 택한 외교전략과 외교행태는 많은 교훈과 시사점을 남겼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중국의 외교력의 배후에는 우선 중화민족주의가 깔려 있었고, 이러한 민족주의 정서를 적시에 정책화해 나갈 수 있었던 공산당지도부의 동원 조정능력이 발휘되었음을 알게 된다.
한편 중국이 다극적 신국제질서의 형성을 목표로한 러시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의 활용은 비록 새로운 것은 아니더라도 1990년대 후반의 중국의 거시적 전략구도를 엿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중국지도부의 입장에서 볼 때 다극적 국제질서하에서만이 중국은 최소한 동아시아에서의 미래의 '패권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목표로한 전략적 바탕은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다만 1990년대 신국제질서 형성과정에서의 중국의 전략관과 외교행태를 볼 때, 때론 군사력을 동원한 강압적 외교행태를 노정시킨 적이 있기는 하나,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국제여론을 무시한 패권추구를 제일의 외교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인식시키고 있다. 그럼에로 불구하고 중화민족주의로 대변되는 폭발적 동력은 항상 중국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것이고, 안보의 개념이 군사적인 것에서 경제적인 것으로, 그리고 자원·인구·환경 등의 생태학적인 차원으로 확대되어 있고, 국가간의 경쟁과 이해갈등이 심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하에서 중국이 계속 온건합리적 행위주체로 남아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은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