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지배층만이 즐기는 것이 대중적인 문학 장르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조선 시대의 영성은 유교 윤리에 의한 구속 때문에 전례 없이 불리한 처지에 떨어졌다. 생업에 종사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방에 갇혀 있어야 하고 자기 의사와는 관계없이 혼인을 하고 정해져있는 도리에 따라 시부모를 섬기며 남편을 따라야만 했다. 그러나 남존여비의 규범이 바로 생활이나 의식의 실상일 수는 없었다. 억누를 수 없는 욕구를 지니고 한탄하면서 부당한 구속에서 벗어날 것을 염원하는 여성들에게 다행히 소설이 있어서 규범에서의 탈출과 남녀의 지위 역전을 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했다. 그렇게 해서 여성 주인공의 영웅소설이 그 시대에 여성해방운동의 잠재적인 자극제 노릇을 했다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