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중국정부 는 미국의 양보를 얻기 위해 해오던 대미 압박정책을 포기한 걸로 보여 진다. (이 시기에 미국에 맞설 힘이 중국에는 없다는 판단 하에)
(5) 이 시기 중국 국내 상황에도 큰 변화가 있었으니, 중국지도부의 교체로 인해 제5세대 지도부가 등장하게 되면, 이들이 표면상으로 대미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게 됨에 따라 중국의 태도가 바뀌었다(2002년 교체).
이상을 정리하면 중국정부는 2001년 9월 11일 이전부터 중국의 필요에 따라 중미관계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의 전략 변경(융통성)에 대해 미국은 환영을 표했다. 미국은 2002년 초반까지 중국의 체면을 세워줬다. 특히 나서기를 좋아하는 강택민의 체면을 세워줬다. (일반적으로 중국은 체면(面子)을 중시함)
2002년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은 대 테러 전쟁과 북핵 문제로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 두 가지 사안 모두 중국의 국익과 일치했다. 대 테러전 지지는 티베트신강분리 독립운동 탄압의 구실이 되며, 북한의 비핵화가 중국에 유리함은 역사영토 갈등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중국정부는 북해 문제에 있어 미국에 협조하는 대신, 대만 문제에 있어 미국의 양보를 은근히 기대했다. 2003년 미국정부가 당시 중국최고지도부가 방미중인 상황에서 “대만이 대만해협에 불안정을 초래 한다” 고 대만정부를 비난했다. 이는 당분간 북핵문제에 전념하겠다는 미국의 대 동북아 정책의 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의 중미관계는 매우 좋은 편이다. 심지어는 북핵과 대만 문제를 두고 미중간에 Big deal 설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이다(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는 대신 중국의 대만 침공을 미국이 눈감아 준다).
3. 중미관계의 단기적 전망
중국정부는 당분간 Asia에서 대만문제를 제외하고는 평화적인 외교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MD문제, 미일관계나 미인도관계의 밀착 등을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보임) 중국정부는 “우리는 미국과 대립하고 싶지 않다”. “미국과 Partnership을 유지하고 싶다”고 천명해 왔다.
이라크 전쟁만 해도 미국을 비난하지 않은 몇 안되는 나라중의 하나이고,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협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문제의 의외성과 돌발성을 제외한다면 당분간 중미관계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4. 중미관계의 중장기적 전망
중국은 티베트와 신강의 독립움직임, 국내의 빈부격차, 지역간 불균형 발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외자유치의 필요성 문제, 대만문제 등으로 중기적으로는 대미유화정책을 유지할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은 기본적으로 중국을 의심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대미유화론을 이야기 하고 있는 지도자들의 거의 전부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미강경파이자 군비증강 주창자들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1인당 GNP 3000달러가 되어 샤오캉(小康: 중산층)사회가 건설되는 2020년 까지는 미국과 맞서지 말라는 韜光養晦정책 때문인지도 모른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한 하늘아래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듯이 국제정치에서 세계적 범위의 패권을 둘러싸고 양국이 대립갈등할 개연성이 크다고 본다.
5. 대만문제
대만은 독립움직임을 계속 보이겠지만, 지난 몇 년간과 같은 비교적 과감한 독립정책은 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말미에 첨부한 양안관계 스캔 참고) 그러나 꾸준히 그 가능성을 노크할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빠른 군비증강을 통해 대만과 미일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일방, 경우에 따라서는 무력사용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 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중국의 대만정책을 이해하고 있다(하나의 중국지지)는 것이며, 동시에 평화적 해결의지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할 빌미를 줄 정치적인 조치를 대만정부가 취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며, 중국에 대해서도 무력침공은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중국과 대만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도 미국은 대만을 방위할 의무가 있다”고 언명함으로써, 대만문제에 관한 미국의 진의가 무엇인지 헷갈리게 하고 있다.(스캔 참고) 한편, 대만정부는 “전 세계가 대만의 자존심을 지켜 달라. 그렇지 않으면 대만은 독립할 것이다”라고 하여 결연한 의리를 표명했으나, 대만국내의 여론이 대만은 독립국이냐 아니냐하는 문제로 양분되어 있어 종잡을 수 없다.
6. 중국의 외교 전략
① 韜光養晦(도광양회) - 韜(도): 칼집, 감추다, 싸다. 光 (광):빛, 養(양): 기르다 晦(회): 그믐, 어둡다
韜光(도광) : 칼날의 빛을 감추다.
제 실력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속에서 실력을 길러 적당한 때를 기다린다는 뜻.
등소평이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취한 전략으로, 경제발전에 전력을 기 울이기 위해, 미국과의 불필요한 경쟁과 마찰을 피하고 국력의 소모를 억제한 다는 뜻. (실리주의적인 발상) 중국은 이 전략에 따라 20년 이상 때를 기다리 며 실력을 길러왔다.
② 和平起(화평굴기) - (굴) : 우뚝 솟다. 起(굴기) : 우뚝 솟다. 궐기하다.
제4세대 지도부 등장이후 새로운 국가 전략으로 떠오름. 평화롭게 대국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뜻 (중국위협론에 대한 대응논리).
이 말은 중국공산당 중앙학교(當校) 부교장인 정필견이 2003년 11월 아시아 보아 포럼에서 주최한 ‘중국화평굴기의 신노정과 아시아의 미래’라는 강연에서 처음 사용하여 전략적인 용어로 자리 잡음. 그러나 최근에는 사용안함.
③ 有所作爲(유소작위) - 개입하고 생동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뜻.
국제 관계의 참여와 개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중국의 몫을 챙기면서 국익확대 를 꾀하는 공세적인 대외정책 전략. 등소평시대의 小說多做 (적게 말하고 많이 행동하라)의 소극성이 적극성으로 바뀐 것임. 큰 국익이 걸린 중요한 문제는 개입하고 행동하겠다는 뜻이다.
④ 富國强兵(부국강병) -중국공산당 총서기겸 국가주석 겸 국방위 주석인 호금도(湖錦濤)가 경제와 국방 의 동시 건설을 공언하면서 有所作爲를 보다 구체화 시킨 국가전략. 지난 20 년간의 연평균 9% 이상의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한 강한 자신감의 발로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