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인의 시세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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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론
1. 전기적 고찰
2. 서지적 검토
3. 연구사 검토 및 연구 방법

Ⅱ. 본론
1. 이야기 시 세계
2. 유년의 시 세계
3. 어둠의 시 세계

Ⅲ. 결론

본문내용

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정거장에서의 충고」)라고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이 멎는다
그러나 추억은 황량하다, 군데군데 쓰러져 있던
개들은 황혼이면 처량한 눈을 껌벅일 것이다
물방울은 손등 위를 굴러다닌다, 나는 기우뚱
망각을 본다, 어쩌다가 집을 떠나 떠나왔던가
그곳으로 흘러가는 길은 이미 지상에 없으니
추억이 덜 깬 개들은 내 딱딱한 손을 깨물 것이다
구름은 나부낀다, 얼마나 느린 속도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얼마나 많은 나뭇잎들이 그 좁고 어두운 입구로 들이닥쳤는지
내 노트는 알지 못한다, 그 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하다
물방울이여, 나그네의 말을 귀담아들어선 안 된다
주저앉으면 그뿐, 어떤 구름이 비가 되는지 알게 되리
그렇다면 나는 저녁의 정거장을 마음속에 옮겨놓는다
내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
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정거장에서의 충고」전문
위의 시에서 '정거장'까지만이 이 세계이고 '정거장'을 지나면 이 세계가 아니다. 라고 한다. '정거장'은 인간의 세계로부터 밀려난 마지막 지점이지만, 인간이 다시 세계 안으로 진입하려면 그 '정거장'을 경유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정거장에서 인간은 오도 가도 못하고 머뭇거리면서 안쪽 세계의 무의미를 들여다보고 있다.
기형도는 그 '정거장'에서 정거장의 안쪽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그 밖으로 달아나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 '정거장'에 처한 삶 자체를 자신의 내면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정거장'에서 그는 자신의 삶을 이 세계와의 관계 위에 설정하지 못한다. 그 관계에 대한 그리움은 '추억이 덜 깬 개'의 몽롱하거나 치매한 의식 속에서 다만 가물거릴 뿐이다. 그의 정거장은 새로운 희망이나 삶의 근거라기 보다는, 세계로의 재진입을 단념하거나 절망하는 몸짓으로 보인다.
모든 길들이 정거장으로 흘러들지만, 갈 수 있는 길이란 없다. 거기서 젊은 그는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라는 진술에 도달한다.
죽음만이 망가져 있지 않은 시인의 유일한 꿈이다. 자기 속에 갇혀 죽음만을 바라다보는 늙은이의 눈에 비치는 나는 누굴일까? 나는 남과 다른 익명인 인가, 아니면 독특한 개별자일까. 그가 바라는 것은 물론 독특한 개별자이다.
'완전히 다르게 살고 싶었다. 나에게도 그만한 권리는 있지 않은가'(「여행자」) 그에게 그만한 권리는 있다. 그러나 그가 파악하는 그는 '다른 사람들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다'(「가수는 입을 다무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그집 앞」), '우리는 모두 위대한 혼자였다'(「비가2-붉은 달」)라고 말할 때에도 그 다름, 그 혼자임은 갇혀 있는 개별자라는 같음과 다른 모습임을 어렵사리 깨닫게 된다. 나는 위대한 혼자가 아니라, 우리는 위대한 혼자인 것이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판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그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
접힌 옷가지를 펼칠 때마다 흰 연기가 튀어나왔다
침묵은 하인에게 어울린다고 그는 썼다
나는 그의 얼굴을 한번 본 적이 있다
신문에서였는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이 터졌다, 얼마 후 그가 죽었다
-「입 속의 검은 잎」-에서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빈집」전문
기형도 시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시 쓰기로 일상에 대해 탈출을 시도했지만 '죽음'에 대한 시 조차도 일상의 폭 안에 있었다. 그래서 그는 사랑을 잃고 나는 쓰지만 그 열망들을 이제 떠나보내며 장님처럼 불구의 모습으로 살아가며 철저히 세상으로 나아가는 문을 닫으며 이제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3. 결론
이글은 기형도의 시 세계에서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이야기 시, 유년의 시, 어둠에 관한 시에서 가가 일상이 어떻게 시로 형상화되어 나타나고 일상이라는 것의 특징을 시속에서 살펴 보았다. 기형도 시 세계의 형성은 시인의 유년기를 통한 지역적 배경과 와병 중에 있는 가족 환경에 영향을 받았지만 이것은 "일상"이라는 거대한 틀에 의해 그의 시가 구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상은 "사각" 모양의 형태로 그것은 딱딱하고, 단단하며 정지해 있는 성질을 내포한다. 이야기의 시에서는 지배자의 교묘한 정치 전략에 자행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습관화되어 가는 인간에 대한 일상을 이야기 시의 형식을 통해 알레고리로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전문가」, 「홀린사람」, 「안개」등이 있다.
유년의 시에서는 아버지의 역할의 부재로 인해 '쓰러지다', '뽑히다' 등의 서술어로 표상되는 무기력함과 위축된 모습으로 드러났다. 왜냐하면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유년으로 돌아가 출구를 모색했지만 유년 시절의 상황은 좋지 못했던 것이다. 유년의 세계를 형상화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위험한 가계·1969」, 「바람의 집」,「너무 큰 등받이 의자」등이다.
또 유년의 독서 체험으로 상상력의 공간에서 형상화한 작품은 「오래된 書籍(서적)」, 「짚시의 시집」등이 있다. 어둠의 편향성을 죽음의 상상력으로 규정하여 검은 색의 이미지를 시 작품 전반에 걸쳐 구현이 된 시로는 「입 속의 검은 잎」,「빈 집」,「가수는 입을 다무네」,「정거장에서의 충고」,「병」등이 있다. 이상에서 기형도 시 세계를 이야기의 시의 세계, 유년의 세계, 어둠의 세계(죽음의 상상력)로 나누어서 그 속에 일상이 어떻게 내재해 있는 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직은 기형도의 시에 있어서 '사각' 이미지가 일상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세부적으로 다루지는 못했다. 또한 기형도 시에 있어서 부재의 공간의 의미 고찰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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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6.01.05
  • 저작시기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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