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해 향후 몇 차례의 핵실험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충분한 데이터 베이스만 있으면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핵폭발 실험이 가능하다는 추론이 성립된다.
또 하나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어려운 현재의 상황은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IAEA의 사찰에 의해 금방 노출될 것이고,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자는 국제 사회의 여론에 정면으로 배치되어 엄청난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국제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자원이 빈약한 일본은 연간 7억 톤 이상의 원자재를 외국으로부터 들여와 이를 가공하여 2천만 톤 이상의 제품을 수출하는 경제 대국이다. 그런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유엔으로부터 당장 경제제재 조치가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국민 생계에 엄청난 악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상황은 예를 들어 아오모리의 로카쇼무라에 있는 시설을 이용하여 핵분열 물질을 생산한 다음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면 전력 소비가 평소와 다르게 증가하여 즉각 추적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미군이 일본으로부터 철수한다든지. 일본이 독자적인 안보 정책을 추구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자국이 비핵 3원칙(보유?제조?반입금지)을 견지하고 있고 국제원자력 기구(IAEA)의 사찰을 성실히 받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핵무장을 시도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핵에너지 이용 계획은 환경오염 등 안전성 문제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하면 손쉽게 핵폭탄 제조용을 전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핵잠재력 측면에서 주변국의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우리 역시 일본의 핵무장 잠재력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
Ⅵ. 결론
대부분의 일본전문가들은 냉전기 일본을 미국의 안보우산 아래 경제성장노선을 취해온 상업주의국가(mercantilist)로 규정해 왔다. 일본의 냉전해체기에 빚어진 국제적 문제(가령, 걸프전)에 대해서도 이같은 태도를 견지하였다. 그러나 국제여론의 비판과 국내 정치재편과 여론의 추이는 상업주의적 국제관을 변모시켰다. 이때 아태지역에 대한 미국의 안보 분담 요구는 탈냉전기 일본의 향방과 관련한 국내적 여과과정을 거쳐 수용되었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1990년대 이후 일본의 국제관 및 안보정책은 국내적 요인이 상대적으로 우세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글에서는 구조적 현실주의 시각이 오늘날 군사력 증대를 포함한 일본의 안보정책이 적극화되고 있는 일련의 현상들을 설명하는데 유용하다고 판단한다.
이 글은 탈냉전기 일본의 군사력 증대를 비롯한 안보정책의 전개과정을 그 배경과 함께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일본의 군사력 증대가 어떤 성격인지를 가늠해보고, 이에 대한 함의와 전망을 해보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문제의식 하에서 아래에서는 먼저, 일본의 안보정책을 정부당국의 기본적 입장과 1990년대 추진되어온 미일간의 동맹관계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나서 국내정치의 재편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을 정치적 보수화라는 관점에서 간략히 언급할 것이다. 이상 두 가지 측면은 일본의 군사력 증대의 주요 대내외적인 ‘환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는 일본의 군사력 증대 현황을 3군 자위대의 무기 도입과 군사비, 그리고 자위대의 활동 범위 등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 이를 안보정책의 ‘능력’, 즉 군사력 증대의 실제로 이해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