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로 평가된다.
폴리포니(Poliphonie)란 독립된 선율을 가지는 둘 이상의 성부로 이루어진 음악으로 몇 개의 성부가 각각 독립성을 갖는 선율로 흘러가면서 동시에 전체적인 조화를 유지해가도록 하는 음악이다. 어느 한 성부 만이 주선율을 밭고 나머지 다른 성부들은 그 성부를 화성적으로 받쳐주는 식으로 움직여가는 화성음악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문학의 폴리포니라고 할 수 있는데, 주인공이 한 쪽으로 치우쳐진 1명이 주인공인 소설이 아니라 4명의 주인공을 바탕으로 한 네 개의 독립된 이야기가 각각 독립성을 갖는 내용으로 흘러가면서 동시에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소설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소재의 철학은 무거울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밀란 쿤데라는 네 명의 주인공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참 잘 풀어낸 것 같다. 여기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살아야 하는 인간근원의 배경그림과 더불어 단 한번 밖에 살 수 없는 초벌그림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결국 미완성일 수밖에 없는 인간 근원의 한계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제목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