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있듯이 이러한 주가 조작이나 분식회계를 막기 위해서는 금융감독당국의 강력한 단속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2) 회계감사 방법의 개선
감사 조서, 회계 장부 등에 대한 서면 검토 위주의 현재 회계 감리 방식으로는 커다란 분식회계를 적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회계 감사를 실시할 때, 현장 조사 및 관계자 출석 요구 등에 의한 입체적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회계 장부의 열람도 직접 실시하며, 중대한 혐의가 있는 경우 해당기업 및 관련거래처 등 현장을 방문하여 해당자산의 실재성 및 실제 거래의 존재여부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3) 회계공시기준의 강화
투자자 보호의 필요성이 큰 상장법인이나 협회등록법인 등에 대해서는 회계 공시 기준을 강화하고 구체화하여 공시자료의 비교가능성이나 객관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한다. 현행 외감법 상의 회계기준은 비상장?비등록 법인까지 적용되는 것이어서 상장?협회 등록 법인의 투자자에게 충실한 정보를 공시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상장?협회 등록법인에 대한 구체적인 회계공시기준이 없어 회계기준 적용시 대손충당금의 과소 설정, 영업권의 과대 평가 등 자의적 판단의 여지를 제공하여 사실상의 분식회계임에도 이를 근절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따라서, 이렇게 상장?협회 등록 법인의 경우 일반법인에 비해 강화된 구체적 회계공시기준이 제정된 경우 이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도록 하여 상장?협회 등록 법인의 공시 재무 정보의 질을 보다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4. 채권자 및 투자자의 노력 - 채권자·투자자의 역할 강화
채권자 및 투자자들은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감시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들이 자금을 투입한 기업이 분식회계로 인하여 도산했을 경우에, 정작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 바로 이들이다. 따라서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경영 상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감시하는 것은 그 기업을 위해서도, 또한 그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특히 금융회사 등의 채권자들이 분식회계로 인하여 부실하게 되었을 때는 공적자금의 투입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는 국민전체로 보아 엄청난 돈의 낭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개인투자자의 경우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노력을 더하여 직접 기업의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5. 이사회의 노력
엔론의 사태 경우에는 이사회의 대부분이 엔론 임원의 친구들이었다. 이사회는 주주 총회와 기업 경영자 사이에서 주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들이어야 한다. 이는 마치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해줄 국회의원을 뽑아 정책을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원리이다. 그러나 이렇게 친구들이 이사회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됨으로써, 경영자의 분식회계를 눈감아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비단 엔론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이사회 임원을 선임하는 데에 있어서 소액 주주를 일정한 비율로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사회는 7～10 명으로 구성되는 데 여기에 반 정도는 주주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6. 기업 분석가의 노력
여기에서 기업 분석가란 증권회사를 가리킨다. 투자자의 경우,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 경제체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기업분석가를 만들어냈다. 기업분석가는 회사를 상시 감시하여 회사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감사인의 경우에는 1년에 한 번 밖에 회사를 감시하지 않고, 금감원도 상시 감독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따라서 여기에 기업 분석가가 개입이 되는 것이다. 기업 분석가는 자신이 옆에서 기업을 지켜본 결과를 토대로 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를 해야하는가를 판단한다.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기업에 관한 정보가 적기 때문에 이 기업 분석가가 제출한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엔론의 사태의 경우에는 엔론이 증권회사에 수수료를 많이 냄으로써 자신의 분식회계를 입막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업 분석가는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윤리 의식이 갖추어져 있는 상태라면 특히 자신의 보고서 내용이 결국 시장 경제 체제를 윤활하게 돌리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인간이 경제적 동물이기에 막상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에 급급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사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기 전에, 이 사회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존재이고, 사회의 윤리 규범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는 도덕적 존재이다. 그렇기에 기업 분석가 자신의 태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여기에 금감원은 기업 분석가가 잘못했을 때 제재를 좀더 강화하여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Ⅶ. 결론
분식회계는 주식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다. 분식회계는 소문만 나더라도 기업의 실적 및 재무상태에 대한 불신을 야기 시켜 곧바로 주가하락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경우 타이코 인터내셔널이 분식회계 파문 후 주가가 42% 하락하였으며 국내 코스닥 기업 중 분식회계 적발 기업들의 주가가 평균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주식투자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식회계는 또한 회사의 채권자 및 거래처에 대하여 손해를 끼칠 수 있다. 채무상환능력이나 회사의 수익성, 성장성에 기반하여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이나 물품, 용역을 제공하는 거래처들은 재무제표에 근거하여 회사의 신용도를 판단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분식회계를 하게 되면, 금융기관이나 채권자들이 회사의 신용도를 잘못 판단하게 되고, 그 결과 부실채권이 양산된다.
회사와 종업원에 대한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 부진한 경영실적과 악화된 재무상태를 분식회계로 은폐하는 것은 문제를 곪게 만들어 결국 회사를 회생불능의 늪에 빠뜨리며 그 피해는 회사의 종업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경제 전체의 신뢰도를 약화시키는 것도 분식회계의 가장 큰 피해 중 하나이다. 기업신용평가기관은 기본적으로 회사의 재무제표에 기초하여 신용평가를 하는데 재무제표를 믿을 수 없다면 신용평가결과도 믿기 어렵게 된다. 결국에는 국가경제 전체의 신뢰성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