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현대인의 대표적인 쇼핑공간인 백화점, 그 중에서도 1층 매장은 여성들의 지갑을 가장 많이 열게 만드는 화장품 매장들이 즐비해 있다. 갈수록 명품 소비가 많아지는 것을 감안할 때 백화점 1층 매장은 소비문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1층 매장은 해외 명품 브랜드만의 전쟁터였다. 그러던 중 몇 년 전 해외 명품 사이에 국산 브랜드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바로 ‘헤라’이다. 헤라는 해외 명품 화장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가지고 등장했다. 지금은 전국 어느 백화점을 가도 위풍당당하게 국산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 저력의 '헤라‘를 만들어 낸 것이 태평양, 현재의 ’아모레 퍼시픽’ 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화장품 매출의 절반을 뛰어 넘으며 국내 최대 화장품 회사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모레 퍼시픽은 좁은 한국땅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소비자가 있는 시장인 프랑스, 단일 시장으로는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진출은 단순한 해외 진출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치열한 두 시장에서 아모레 퍼시픽은 얼마나 성공했으며 그 성공의 비결은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자.
산업과 제품 특성
자세한 사례를 진행시키기에 앞서 아모레 퍼시픽(구 태평양)이 속한 화장품 시장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 약사법에 의하면 화장품이란 ‘인체를 청결 또는 미화하기 위하여 도찰, 살포 기타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물품으로서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 이라고 정의 된다(대한민국 약사법 제2조8항). 즉, 화장품은 사람의 신체를 청결히 하고 미화하여 매력을 증가시키며 용모를 아름답게 꾸미고 피부나 모발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물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에서 사람들의 용모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는지를 생각한다면 화장품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날이 발전하는 화장품 산업의 특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첫째, 화장품은 전형적인 내수 중심의 산업이다. 각 나라마다 사람들의 피부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화장품 산업은 주로 내수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수많은 서양 브랜드가 난립하는 가운데 피부특성이 한국인에 좀 더 알맞은 일본의 제품이 기초 화장품 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 둘째, 화장품 산업은 원재료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특성으로 한다. 화장품의 원재료 개발은 많은 비용과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 셋째, 화장품 산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라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화장품이 다른 제품들에 비해 라이프 사이클이 짧고, 기호와 유행에 의해 제품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넷째, 화장품 시장은 상품의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 및 과점적 시장 경쟁 구조를 갖는다. 이미 국내 화장품 공급은 과잉 상태에 있는데, 거기에다가 수많은 수입 브랜드의 개방으로 인해 그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화장품은 구매자 입장에서 질적 차이를 인식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이미지와 판촉에 의해 제품의 구매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판촉 능력이 큰 대형 기업들이 시장을 분할하고 있는 과점적 경쟁 구조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