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도시문학’의 독보적 존재
유리 뜨리포노프는 당 기관의 아들로 모스크바에서 출생했다. 아버지는 본래 돈 까자끄 태생으로 노동자로 일하다 일찍이 1905년부터 혁명에 참여하기 시작한 직업적인 혁명가였으나 1937년 스탈린의 대숙청 때 반혁명분자로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이러한 아버지의 비극적인 최후는 어린 뜨리포노프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평생 그에게서 떠나지 않는 하나의 화두가 되었다. 가장을 잃은 뜨리포노프 가족은 얼마 후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 때 중앙 아시아 따쉬껜뜨 지방으로 피난갔고, 거기서 뜨리포노프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1942)
그 후 수도로 귀환해 전쟁 중 모스크바 군수공장에서 일하던 뜨리포노프는 종전 직전 고리끼 문학대학에 입학하였다. 고리끼 문학대학에서 5년간 수학하고 1949년 졸업했는데, 졸업작품으로 낸 [대학생들]이라는 중편이 의외의 호평을 받아 1951년 스탈린 문학상 3등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단편과 각종 스케치 작품, 소설 등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가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뜨리포노프가 문단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그가 40대 중반에 이르러 일련의 ‘모스크바 산문’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이것은 모스크바라는 현대 대도시를 배경으로 평균적 지식인 계층들이 삶을 영위하는 실제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뜨리포노프는 주택문제, 결혼 생활의 문제점, 가족간의 갈등, 인간 존재의 왜곡된 실상 등을 심리주의적 사실주의에 입각해 과장이나 미화없이 있는 그대로 묘사했다. 70년대 ‘농촌문학’과 더불어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도시문학’의 영역을 열며 화려하게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