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와 정부영역을 함께 포괄하는 범주로 변화되고 있다. 공적 영역에서 정책이 제안되고 규제사항 들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 정책 결정에 있어 민간 위원회 속에 NGO들도 참여하고 있다.
Ⅳ. 결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 시민사회는 1945년 8.15해방을 맞이해 억압적 식민지배체제의 공백을 기점으로 분출되었다. 8.15해방 이후 시민사회 세력들은 국가권력의 공백상태에서 급격하게 부상했고 그 자율성도 크게 확대되었으나, 미군정을 거치고 이승만 정권이 국가권력을 장악하게 되면서 국가에 대한 시민사회의 공간은 협소해지고 그 자율성도 급속히 약화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근대화 논리를 근거로 강력한 권위주의적 독재정권의 성격을 띠면서, 시민사회의 존재기반이 약한 상황 속에서 그 성장을 억제시킴과 동시에 아울러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배권을 확보하는 모습을 띠었다. 전두환 정권은 1980년 5월에 광주를 무력으로 진압함으로써 정권 내내 시민사회의 조직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우리 역사에서 ‘불행했던’ 권위주의체제 하에서의 한국 시민사회는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으며 그 명맥을 유지하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시민들의 민주화 및 기본권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결국 80년대 중반 많은 국민적 공감을 획득하면서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이는 시민사회의 활성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6월 민주항쟁'은 한국 시민사회에 기존의 '민중'의 개념을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시민의 시대'로 넘어가는 계기를 부여했으며 이를 통해 시민사회가 본격적으로 발전해나가기 시작했다.
1987년 이후 한국사회에서 권위주의 정권의 해체와 민주주의로의 이행은 이러한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후 제한적, 형식적 민주화 과정에서 관찰되는 중요한 변화의 하나는 시민운동의 활발한 전개이다. 1987년 이전의 사회운동은 억압적인 군부독재에 대항하는 민주화운동이라는 큰 목표 때문에 민중운동과 시민운동 간의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시민운동은 민중운동에서 생활운동으로 그 면모를 바꾸게 되었다. 과거 군사권위주의 시절 사회운동은 정치적 민주화, 경제적 평등, 민족적 통일을 지향하면서 일상생활의 요구들을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에 있어서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이라는 전통적인 사회문제와 더불어 환경권과 보행권, 시청자 주권과 소비적 주권, 여성의 권리와 장애인의 권리 등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권리의식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사회의 시민운동은 1989년 경실련을 필두로 환경운동 연합(1993). 참여연대(1994),녹색소비자연대(1996)등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각 부문별로 등장하고 성장해 오고 있다.
이렇듯 시민운동이 생활화되고 또한 민주주의의 발전에 있어서 시민사회가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동력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시민운동은 시민사회에 대한 계몽자 혹은 교육자 그리고 조직자의 역할까지를 담당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시민운동도 아직까지는 한국사회의 대중을 조직하거나 혹은 사회의 풀뿌리 수준까지 뿌리를 내렸다고 볼 수 없다. 대중성의 측면에서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은 일반대중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대중적 지지기반에 근거하기보다 엘리트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측면도 강하다. 시민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 시민운동에 있어서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유발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즉, 시민참여가 빈약할 뿐만 아니라 참여한 시민 또한 운동에 적극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의 대부분이 취약한 재정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민사회운동을 효율적으로 벌이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운동의 대중적 기반을 확대하여 회비제를 확산시켜 자발적 재정구조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의 결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민주주의 아래서 더욱 더 발전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시민사회단체는 대중성을 기반으로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또한 강하게 요청되고 있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정부에 대한 견제와 보완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층 더 발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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