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에서 슈퍼컴퓨터와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믿음은 이러한 플라톤의 철인정치구현에 대한 믿음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역사에서 보듯, 소수 엘리트에 의한 통치는 독재와, 혈연에 의한 권력승계로 이어져왔고, 설령 영화 <이글아이>에서 보이듯 슈퍼컴퓨터가 등장한다고 해도, 그러한 시스템은 단순히 확률만 나타내고, 이에 대한 인권의 가치, 국민 주권에 대한 가치는 판단 내려질 수 없다.
즉, 판단하기 어려운 것을, 하나의 일관된 기준으로 판단하는 결과 하나의 정당한 판단만이 사회적으로 도출되게 된다. 이러한 사회는 재비판이 불가능하며 닫힌 사회, 즉 전체주의나 파시즘으로 귀결하게 된다.
2) 칼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로 본 절대적 통제기구의 비판 이는 칼포퍼가 ‘열린사회와 그 적들(Open society and it's enemy)’에서 주장하듯, 우리 사회는 엘리트 통치자나 슈퍼컴퓨터와 같은 시스템에 의한 최고의 정책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의견을 수렴한 점진적 합의와 공론을 통한 최고가 아닌 최선의 정책을 지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수의 의견을 수렴한 정책은 느리지만 조금씩 각기 다른 의견을 반영하며 나아간다.
따라서 정반합의 과정을 거친 역사적 진보주의를 통해 우리 사회가 1인 독재나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통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이는 독재나 전체주의를 합리화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진보주의적 사관에 입각해서는 민주적 열린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어떠한 주장에 대해서 비판가능성을 열어두지 않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닫힌 사회로 도달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사회는 바로 엘리트 통치자 1인에 의한 통치나 슈퍼컴퓨터에 의한 통제사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슈퍼컴퓨터나 엘리트 통치자에 대한 믿음은 마술적 금기를 창조하게 되며, 이러한 마술적 금기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사회적 통제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서 자리 잡는 것이다. 이는 슈퍼컴퓨터의 오류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믿음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누구든지 불완전한 존재이다. 이러한 불완전한 존재가 만들어낸 컴퓨터 역시 모든 변수에 대해서 완벽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의견은 언제나 비판받아야 하며, 이러한 비판가능성이야 말로 독재나 전체주의를 방지할 수 있는 최소의 안전장치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비판은 언제나 모두의 참여에 의한 공론과 토론을 통해 이루어 져야한다.
이는 영화 <이글아이>에서 보듯, 엄청난 인공지능의 컴퓨터라 해서 그것이 우리 사회의 문화, 정치등 인간 본연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 질 수 없으며, 이러한 절대적 시스템의 존재는 카오스 상태와 같은 인간의 삶에 대하여 일률적 시스템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는 칼포퍼의 언급처럼 다소 오류가 존재하더라도 점진적 의견 수렴을 통한, 비판이 가능한 열린사회가 지향되어야 할 것이다.
Ⅲ. 나가며
통신 비밀에 대한 법 개정을 통해 국가의 합법화된 개인 감시는, 현재 정보통신기기의 발달로 개인의 사생활과 국가 행정부의 감시와 더불어 더욱 치밀하고 은밀하게 우리의 삶을 감시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의 감시는 보이지 않는 판옵티콘(invisible panopticon)을 형성하고, 또한 이를 합법화시킴으로 인해서 시민의 사생활의 자유가 침해당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지배체계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에게 억압적 감시체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이러한 국가 권력이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해 소수의 권력층의 권력유지나, 자신들이 원하는 사회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다수의 국민을 감시할 경우 독재나 전체주의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제 수단으로서 시민의 역판옵티콘과 상호감시체제인 시놉티콘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시스템의 발달과 무인화가 이루어지고, 컴퓨터시스템에 의한 사회통제가 이루어질 경우 의견수렴의 과정이 이루어질 수 없고, 단일한 가치판단에 의해 사회적 결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에서는 다른 의견, 예외적 상황이 반영될 수 없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전체주의로 귀결되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슈퍼컴퓨터나 절대자의 일인 통치체제보다, 현대의 다수의 참여에 의한 열린사회가 우리가 앞으로 추구해야할 사회일 것이다.
참고문헌
Karl Popper, , 민음사, 2006
미셸 푸코, , 나남출판,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