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3. 점진적·단계론적 통합방식
남북한 화폐통합은 남북한 단일통화의 창출과 남북중앙은행의 설립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를 위해 제1단계에서는 경제통화 동맹의 기반을 구축하고, 제2단계에서는 남북중앙은행의 전단계로서 KMI(Korean Monetary Institute)를 설립하고 단일통화 창출의 기반을 조성하며, 제3단계에서는 남북 중앙은행의 설립과 단일통화를 창출한다. 단계적 남북한 화폐통합방안은 첫째, EMU 3단계에서처럼 남북한 화폐통합의 최종목표를 단일중앙은행의 창설과 단일화폐의 창출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단일중앙은행의 창설과 단일화폐의 창출이라는 최종단계로 진입하기 전에 충족되어야 할 전제조건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전제조건은 EU가 회원국간 경제력 격차 해소를 주요 내용으로 한 것과는 달리 북한경제체제의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할 것이다. 셋째, 최종단계의 전 단계로서 남북한 화폐제도(KMS: Korean Monetary System)를 설립할 수 있을 것이다. KMS는 남북한의 경쟁적인 자국통화의 평가절하와 자국위주의 경제정책을 지양함으로써 남북한 통화간의 환율안정을 도모할 목적으로 창설된다. KMS가 안정적인 환율의 유지, 한국통화단위(KCU: Korean Currency Unit)의 사용 확대 및 남북한간 인플레이션의 격차 축소 등에 기여하는 것이 남북한 화폐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 한계를 보이게 되면 단일통화의 창출과 중앙은행의 설립을 골자로 하는 경제통화동맹(KMU: Korean Economic and Monetary Union) 구상이 제기될 것이다.
4. 단일통화 창출
KCU는 EU가맹국 통화의 바스켓에 의해 창출되는 일종의 복합통화로서 남북한의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 및 달러보유액의 일부를 KMS내에 설치되어 잇는 남북한통화협력기금(KMCF: Korean Monetary Cooperation Fund)에 예치하면 이에 상응하는 KCU를 각국 중앙은행에 배정함으로써 창출된다.
5. 중앙은행 설립
KMS에서 남북한 중앙은행의 외환시장개입에 따른 자금결제업무를 수행하는 KMCF를 설립하여 남북중앙은행(가칭)으로 발전시킨다. 남북중앙은행의 전 단계로서 KMCF와 남북한 중앙은행총재회의의 기능을 통합·담당할 KMI를 설립할 수도 있다.
6. 남북 화폐통합의 방식
먼저 가격왜곡을 교정하고 통화통합을 시행하는 방안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단점과 부작용이 상당히 크다고 평가된다. 특히 이 방안의 실행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통화통합이 안된 이상 북한경제는 분리된 국민경제로 있게 된다. 이러한 분리된 북한경제는 시장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생산 및 고용상태가 크게 위축될 것이다. 결국 이상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의 체제전환을 통화통합이전에 전개하도록 유도하기 보다는 가격왜곡과 통제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라도 통화통합을 조속히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된다.
7. 은행제도의 통합
통화통합 후의 통화가치의 안정 그리고 금융시장과 상업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효율적 통화정책의 집행을 위해서 북한지역의 기존의 계획경제하의 일원적 은행제도(monobank system)를 자유시장원칙에 맞는 2단계(two-tier) 은행제도로 전환시켜야 한다. 북한에서는 금융업무에 대한 조선중앙은행의 완전독점에 의한 일원적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와같은 일원적 은행제도는 기본적으로 계획경제운용을 위해 요청되는 화폐적 통제를 확립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통화통합에 따라 북한의 금융기관들은 중앙은행 업무를 제외한 기존의 업무를 계속 수행하게 하여 이들 금융기관들은 조직상 독립적이며 상호 경쟁적인 상업금융기관으로 유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통일전 조선중앙은행이 전국적인 지점망을 통하여 수행하던 상업은행 업무는 새로운 전국 상업은행--예컨대 가칭 조선은행--을 별도로 설립하여 이 신설은행에 담당시킬 수 있다. 이러한 북한은행의 독립적인 상업은행 체제로의 전환은 이들 은행에 대한 통일한국의 하나의 은행법과 중앙은행법의 적용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남북한간 경제통합이 결정되면 경제통합 발효에 대비하여 먼저 국가단일은행이 중앙은행업무와 상업은행업무를 독점적으로 수행하는 북한의 일원적 은행제도를 중앙은행기능과 상업은행기능이 분리되어 있는 남한의 이원적 은행제도로 전환하여야 한다.
북한의 금융개혁과 관련하여 우선 북한의 일원적 은행제도를 남한의 이원적 은행제도와 일치하도록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증권회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은 추후 북한의 경제발전에 따라 점진적으로 정착되도록 여건을 정비해 주어야 한다. 북한 금융기구의 개편에 있어서 시장금융제도가 가능한 빨리 정착하도록 남한 금융기관의 북한진출이 필수적이다. 북한 금융기구의 개편은 ① 중앙은행의 기능을 분리한 다음 상업은행 기능과 관련하여 기존 은행들을 주식회사 형태로 법인화하고, ② 남한 은행들에 의한 북한은행의 인수 합병, 북한은행과의 합작투자에 의한 경영참여 또는 새로운 합작은행의 설립, 그리고 남한은행의 독자적인 지점망의 구축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남한은행의 북한진출을 장려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북한 은행부문을 개방하여 외국은행의 진출도 장려하여야 할 것이나 동구권 등의 경험에 비추어 체제전환 초기의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외국은행의 적극적인 진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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