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교감과 교장이 모두 참여하여 평가하는 ‘다면평가제도’의 도입이 이뤄지고, 이렇게 이뤄진 평가의 결과는 적어도 10년 이상 교사들의 개인별 평가에 누진해서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셋째, 교사의 정년은 전문성과 경험에 의하여 축적되어진 학생의 생활지도에 대한 노하우를 고려하여 초등학교 교사는 63세, 중고등학교는 65세 이상으로 정하여 연령을 차등 적용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넷째,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연중 2회 이상 실시하여 영역별로 합산한 점수로 가름하도록 하며 각 대학별로 실시하는 논술이나 면접과정 이외에도 별도의 실험, 실습, 실기 등 수행평가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는 평가를 추가시켜 사교육에 의한 단순 암기 교육만을 받아온 학생들이 더 이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없도록 대학입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다섯째,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형화 되어있는 현행 학교의 형태를 중소형 학교로 개편하여야 한다. 지금처럼 학교의 규모가 너무 크고 전교생의 수가 과다한 형태로는 결코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 경영이나 관리마저도 매우 어렵다. 각 학년별로 학급 수를 4-6개의 범위로 줄이면 학교 전체의 학급 수가 12-18개로 제한되어 보다 효율적인 학사운영이 가능할 것이며 학생들에게도 안정된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섯째, 학사제도를 엄격히 적용하여 일정한 수준에 미달되는 학생들은 진급을 허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열심히 땀 흘려 공부한 학생들만이 졸업을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점수가 미달되어 일정한 단위 수를 이수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나 교육 여건이 양호하다고 판단되는 사교육 기관 어느 곳에서든지 재이수 과정을 거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도 제도적으로 도입해봄직하다.
일곱째,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학교평가의 개선이다. 현행의 학교 평가는 너무 짧은 시간에 학교의 교육활동 전반을 평가하기 때문에 형식에 치우치기 쉽고 전 교직원의 호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학교 평가를 통하여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선진국의 예를 보아도 학교가 거듭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학교평가의 역할인데 우리의 현실은 이에서 거리가 먼 느낌이 없지 않다. 신뢰받는 학교평가로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첫째, 학교평가의 평가단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정년퇴직한 교장이 각 분야별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 평가 기간을 대폭 확장하여야 한다. 최소 한 학교에서 3일 이상의 평가가 이뤄져야 하며, 교사들의 수업을 비롯한 여러 가지 장학활동도 평가 항목으로 점수화하게 되면 학교마다 공동체의 특성을 살리는 ‘학교평가준비위원회’ 같은 것이 결성되어서 모든 교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학교경영-학교평가’로 정착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Ⅷ. 결론
그동안 대학은 한국에서 ‘신분상승’을 위한, 그것이 실제적이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유일한 수단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를 가진 그래서 원죄를 태생적으로 안고있는 ‘부모’들은 그들을 대학에 진학시켜야하는 꿈을 꾸기 마련이다. 더욱이 입시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예외 없이 과외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과외가 중요한 도구이기에 과외비용이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오히려 부족하게까지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의 대학 현실은 즉, 70%에 이르는 대학진학율을 바라볼 때 이와 같은 과열현상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왜 과외는 고장난 브레이크를 달고 질주하는 자동차처럼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것일까? 답은 오히려 쉽게 찾아진다. 대학이라고 다같은 대학이 아닌 것이다. 여전히 일류, 이류, 삼류 대학의 차별(≠차이)이 존재하고,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인기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서 구별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고액과외는 고소득층이 자녀에게 부를 물려주는 상속게임과도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중산층 주부라도 파출부를 해야 과외비를 마련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액과외는 고소득자의 전유품이 될 수밖에 없다. 부유층, 권력층이 이처럼 학벌을 상속시키는 데 열을 올리고, 이에 뒤질세라 너도나도 과외를 일상적 행위로 간주하는 상황은 학벌을 둘러싼 우리의 현실을 더욱 깊은 구렁속으로 몰고가는 것이다. 오호통제라! 그러니 대학개혁을 주도한다던 서울대 총장이 고액과외사건에 연루된 것은 그 개혁이 처음부터 무엇을 의미하고 있었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고액과외 사건은 우리에게 현실의 벽을 직설적으로 표현해준, 그래서 70년대, 80년대 중반까지는 가난한 농어민의 자식들도, 그리고 공사판에서 열심히 학비를 벌면서 주경야독하는 ‘영웅’이 서울대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신화로 만들어준 교훈일 것이다. 전교조 결성 당시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 학생의 80% 이상이 중산층 혹은 전문직 부모를 두고 있다는 통계가 나온 적이 있다. 서울대를 필두로 연대, 고대 등 그리고 동일 대학들에서도 인기학과들의 학생들을 조사해보면 아마도 우리사회의 계급구조의 상당부분을 반영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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