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변화 특성을 바탕으로 미래의 바람직한 변화상에 대해 기술한다.
2. 스트랜드 중심 내용구성의 지역적 적합화
여섯 가지 스트랜드는 지역 정체성의 다원적 인식을 위해 요구되는 학습 내용 구성의 표준적 항목들이다. 지역학습 교재의 성격은 교육과정 표준에 해당하는 지침서 내지 안내서에 해당한다. 따라서 각 지방의 교사들은 해당 지역의 지역학습 내용을 구성하려 할 때 이들 여섯 가지 스트랜드를 내용 구성을 위한 일종의 표준(standard)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표준이라 함은 지역적 특성이나 여건에 따라 자율적이고 융통성 있게 여섯 가지 스트랜드의 상대적 비중과 분량을 조정하여 그 지방의 지역학습 내용을 지역적 특수성에 적합하도록 재구성해야 함을 의미한다.
가령, 전국적 수준에서 타 지역과의 상호관계가 빈번한 서울 지역 소재 학교의 교사와 지역적 고립성이 비교적 강하고 인간 삶이 자연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강원도 인제군 소재 학교의 교사가 있다고 하자. 이들 각각은 자기 지역의 지역학습 내용을 구성함에 있어 여섯 가지 스트랜드의 상대적 비중을 거의 대조적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전국 모든 지방의 지역학습 내용구성에 있어서 여섯 가지 스트랜드를 공히 고려해야 하지만, 서울 소재 학교의 교사가 「순환」과 「변화」 스트랜드를 가장 중요하고 풍성하게 다루어야 한다면, 인제군 소재 학교의 교사는 인간과 자연환경의 관계에 해당하는 「생태」나 「환경」 스트랜드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학습 대상 지역의 지역적 특수성과 이를 반영한 스트랜드간의 상대적 비중 조정을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서, 여섯 가지 스트랜드의 상대적 비중 변화 및 지역적 적용을 위한 판단의 준거(criteria)는 무엇인가? 이 물음은 지역학습에서 해당 지역의 정체성을 어떤 방향으로 수렴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기도 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준거 설정의 문제는 ‘경관’ 혹은 ‘지역관련 담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관이란 지표상의 한 장소를 점유하고 있는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실체를 말한다. 경관은 그것이 보여주는 가시적, 형태적 측면을 넘어서 그 자체가 자연환경 및 사회경제적 여건 속에서의 인간의 정착과정, 적응과정, 삶의 방식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관에는 가시적인 것은 물론이고 무형적이고 비가시적인 지명까지 포함된다. 다음으로, 지역관련 담론이란 해당 지역에 대해 지역 내외부에서 인식되어온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의식, 어휘, 편견, 소문 등을 포괄한다. 충청도 양반, 서울깍쟁이, 역사도시 진주 등은 지역관련 담론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것의 진실성 여부를 떠나 지역관련 담론은 그 지역의 정체성 형성 및 외부로부터의 지역 인식과 긴밀한 관련이 있으며, 일단 진실 여부는 차치한다는 점에서 담론이라 명명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역학습에서 의미를 갖는 것은 지역관련 담론이 그 지역의 역사, 사회, 공간적 정체성에 관여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지역관련 담론은 지역학습의 흥미를 촉발할 수 있는 요소임과 동시에 교수-학습 상황에서 의사소통을 활성화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
경관과 지역관련 담론은 과거로부터 만들어져 온 경우도 많지만 현 시점에서도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경관과 지역관련 담론은 상호-생산적인 호혜적 관계에 있다. 그 지역의 경관 특성에서 기인하여 지역관련 담론이 생산되는 경우도 있고, 역으로 후자에 의해 경관이 조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경관이나 담론의 유형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해당 지역의 지역학습을 위해 의미 있는 어떤 것이라도 가능하다. 여기서 유의미한 경관과 지역관련 담론의 추출 및 그것의 ‘의미 있음’ 여부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수업 활동 과정에서 규정될 일이며 이것이 지역 정체성의 다원적 인식을 위한 내용구성의 토대가 된다. 표준으로 제안된 여섯 가지 스트랜드의 지역적 적합화가 이 부분에서 구현될 것이다.
Ⅶ. 지역학습 관련 제언
이제까지의 지리 학습은 과거로부터 답습해 온 교육의 방법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리적인 사실의 나열과 백과사전 식의 설명, 그리고 학생들의 무조건적인 암기는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저하시키며 지리 교육에 대한 흥미도도 떨어뜨리고 있다. 스카프는 이런 수업의 잘못에 대하여 “지리적 사고 없이는 지리적 내용을 올바로 이해하기 어려울 뿐더러 바람직한 태도도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였다.
우리나라 지리학계 내에서도 지지교육 혹은 지역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한 연구와 제안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지교육은 목표실정이 곤란함으로 인해 산문적이 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지역에 대한 관점과 접근방법의 차이에 따라 다양화 될 소지가 있음을 전제하고, 따라서 지지단원을 직접적으로 구조화하기에 앞서 이와 같은 기본 문제들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하고, 중등학교의 경우 지역에 대한 기술을 단순한 사상에 대한 기술만 할 것이 아니라 사상의 상호관계가 결합된 지역성을 중심으로 기술하고 학습방법에 있어서도 지역성에 대한 규명과 지역성 형성요인을 학생 스스로 터득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한다. 최근 고등학교 지리담당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여 현재 각종 교과서의 지역지리단원 기술에 대한 문제점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지역에 대한 단순한 나열식 기술이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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