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교실에서 다루어야 할 텍스트의 성격은 교육목표를 달성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텍스트의 성격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중요하다. 외국의 교육과정에서는 어떠한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가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 교육과정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기능이나 능력 그리고 지식에 대한 진술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7차 교육과정에서는 기본 방향을 학습자 중심, 활동 중심 교육과정을 표방하고 있지만 목표 진술을 들여다보면 활동 중심의 내용은 별로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활동과 연계되지 않은 지식이나 기능(능력)은 매우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교육과정이 추상적이면 추상적일수록 교수 학습 과정에 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가 없다. 교육과정은 교육과정 문서로서만 존재하고 결국은 교과서가 교육과정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지식의 성격과 양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 7차 교육과정에서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도입하면서 10학년의 계열화를 추구했으면 학습량도 줄었다. 이 과정에서 전체적인 지식의 양이 좀 줄기는 했지만 수사학이나 국어학, 국문학적 지식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국어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가 하는 관점에서 필요하지 않은 것을 과감히 삭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과정에서 제시되는 지식의 양보다 교과서에서 제시되는 지식의 양이 더욱 심각하다. 교육과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즉 자료와 활동에 대한 안내가 없기 때문에 교과서는 철저히 교과 지식에 의존해서 교과서를 편성하고 있다.
2. 학문 중심, 교과 지식 중심의 교육과정 지양
국어과 교육과정을 편의적으로 수사학, 국어학, 국문학 지식의 조합으로 구성해 온 것이 지금까지 교육과정의 큰 흐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 문학 영역이 독자적 영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왜곡된 구조를 깨뜨리고 실질적인 학생들의 언어 발달 과정을 중심으로 활동과 지식을 재구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학문영역간의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학생들이 국어를 잘 사용하고 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서 우리는 오히려 1, 2차 교육과정의 경험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본다. 학문 중심 교육과정의 영향으로 잡다한 지식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것은 브루노가 오히려 문제로 삼았던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학문중심 교육과정의 취지는 학문의 결과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자와 같은 일을 학생들이 경험하게 함으로써 탐구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식의 구조를 학습한다는 것은 그 교과의 일반적인 핵심적 아이디어를 습득하는 것, 즉 그 교과에 대한 안목을 갖도록 하는 것이지 잡다한 지식의 홍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다. 학문중심 교육과정을 왜곡되게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브루노가 헤쳐나오고자 했던 지식의 쓰레기통 속으로 학생들을 집어넣는 꼴이 되어 버렸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자기 발전의 전망을 스스로 찾아가는 길에서 변화되고 발전된 것이 아니라 외국의 교육과정 흐름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빚어진 필연적 결과였다. 우리 교육의 현실과 조건, 준비 정도 등을 고려하여 한 단계 나은 발전 방향을 모색하지 않고 그저 새로운 교육이론 도입에만 급급해 온 탓이라 아니할 수 없다.
3. 교육과정 개정 절차 개선
교육과정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하고 몇몇 연구자들이 좌지우지하는 개정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사들조차 교육과정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조차 없다.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은 몇 사람의 연구자나 공무원의 소관 사항이 아니다. 교육의 사회적 성격을 고려한다면 국어과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데는 국어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참여하고 관여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 과정이 공개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국어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하고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는 교육과정심의회를 전문가나 교육부 공무원 중에서 교육부 장관이 임명하게 되어 있어서 교사들조차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왜 교육과정 개정에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국어과 교육과정위원회를 광범하게 조직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교육과정이 몇몇 학자들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시민 사회의 것으로 발전할 수 있다.
Ⅸ. 결론
국어 학습은 국어 생활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하며, 국어의 발전과 국어 문화의 계승, 발전에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기르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능과 태도가 유기적으로 통합되게 운용한다. 특히, 국어과 학습은 학습자가 국어사용 상황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언어를 창조적으로 사용하는 언어활동을 강조하여 국어의 가치를 체험 할 수 있게 한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영역의 학습은 실제적인 목적으로 표현하고 이해하는 언어활동을 강조하여 창조적 국어사용 능력이 향상되게 한다. ‘국어 지식’ 영역의 학습은 언어 현상에서 규칙을 찾아내는 탐구 학습 활동을 중심으로 하되, 학습한 지식을 국어사용 상황에 적용하는 활동을 강조한다. ‘문학’ 영역의 학습은 문학 작품을 스스로 찾아 읽고 토론하는 학습 활동을 중시하여 작품에 나타난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문학적 상상력이 향상되도록 한다.
국어과 학습은 학습 능력과 성취 수준을 고려하여, 정확하고 , 해석적이며,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수준으로 국어를 사용하는 경험이 확대되도록 하는 학습 활동에 중점을 둔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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