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와 같은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하여 나름대로 타당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 그러한 의사 결정을 정당화할 수 있는 윤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공적으로 확언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통신윤리교육에서 조사의 중요성은 이미 콜버그(Kohlberg) 학파나 가치명료화 이론 등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따라서 교사는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딜레마에 학생들을 자주 접하게 하고, 학생들 스스로 윤리적으로 타당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와줄 필요가 있다.
7. 모범(exemplars)
정보통신윤리교육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모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네티즌쉽의 구성 요소가 되는 도덕적 탁월성을 갖춘 모범 사례들에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동시에 교사는 그 스스로가 정보통신윤리의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 교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학생들에게 존중자율성책임감공동체 의식의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역할 모델로서의 교사의 중요성을 지적한 뒤르켐(Durkheim)은 사제가 신의 해석자인 것처럼 교사는 위대한 도덕적 이상의 해석자라고 주장했었다.
8. 공감(empathy)
사이버 공간은 사회적 실재감을 저하시켜 줌으로써 나르시시즘적인 퇴행을 부추기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현실 공간보다 훨씬 강한 자기 통제력이 필요한 공간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타자의 실종, 탈육체화된 정체성, 익명성과 같은 사이버 공간의 특성에 부합하는 윤리 규범을 학생들이 정립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이 때 특히 교사는 학생들이 공감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상대방의 실체가 보이지 않는 데서조차도 학생들이 타인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타인에게 해를 미치는 행위를 자제하고, 자신의 책임에 대해 숙고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보통신윤리교육에 있어서 교사는 학생들의 공감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시도를 해야만 한다.
Ⅶ. 향후 정보통신윤리교육의 방향
정보사회에서는 사생활 및 인권침해, 각종 컴퓨터 범죄, 불건전 정보의 유통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문제들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한 정보 통신 윤리 교육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1. 인간 존중의 자세를 지닐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
정보사회에서는 정보의 이용 가치나 효율성에만 매달려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기가 쉽다. 따라서 인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보는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는 수단적인 것에 불과하며 이를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데 이용될 수 있도록 하는 분별력을 지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사회 구성원 각자가 정보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있음을 인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정보 사회에서는 익명성을 방패로 삼아 무책임한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가상공간에서의 욕설이나 비방, 음란한 대화, 악성 바이러스 유포 등은 바로 이러한 익명성을 이용하여 생기는 현상이다. 정보 사회에서는 익명성을 이용한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가 많이 발생할수록 그 피해는 모두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고 하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3. 자율적인 행동 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보 사회에서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유익하고 건전한 정보의 제공자인 동시에 수혜자가 된다. 따라서 정보 사회에서는 각 개인의 자율성이 아주 중요하게 부각될 수밖에 없는 사회이며, 정보 사회에서는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능동적으로 행위 하려는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함을 교육하여야 한다.
4. 공동체 의식을 지니도록 하여야 한다
정보 사회에서는 고립된 개인주의가 발생할 위험성이 매우 많다. 타인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컴퓨터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의 이익에만 관심을 가질 뿐 공익이나 공동체에 대해서는 점차 소홀해지기가 쉽다. 특히 인터넷 등의 가상 공간은 시공을 초월한 문화 공간이며 풍부한 정보와 자유 토론의 장이기 때문에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전체 공동체를 중요시하려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Ⅷ. 결론
요즘 매스컴을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일간지와 방송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청소년들의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중학생이 폭탄사이트와 음란사이트를 운영하고, 자살사이트를 드나들다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지고, 친구를 목 졸라 기절하게 한 후 마구 때려 깨우는 ‘기절게임’을 하다 구속되는 등, 청소년의 사회문제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매스컴에 등장하는 청소년들 모두가 결손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아니라, 대부분은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성격의 소유자였고 평소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던 학생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런 청소년들이 우연히 반사회적인 사이트에 잘못 접속하여 이러한 일들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문제사이트를 전면 단속하기만 하면 별다른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간과해 버린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자기의 목숨을 끊고, 타인의 생명을 게임의 재료로 삼을 만큼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잔인해지는 것을, 반사회적 사이트 접속으로만 그 책임을 돌리기에는 문제의 사안이 너무나 심각하고 그 뿌리가 깊다고 생각한다. 이 모두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이버 공간은 점점 더 확장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유해사이트는 날로 교묘히 기승을 부릴 것이 분명하다. 청소년들이 더욱 인명을 경시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무서운 아이들로 변해가기 전에 이들을 소중한 인격으로 존중하며, 포용하고 가르치는 애정이 있는 가정, 학교, 사회가 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ⅰ. 김기태, 정보통신윤리의 실천방안과 심의기구의 역할, 한국데이타베이스학회, 1997
ⅱ. 경기도교육청, 정보통신윤리지도자료, 2002
ⅲ. 설헌영 외, 지식정보사회와 윤리, 조선대학교출판부, 2003
ⅳ. 추병완, 정보윤리교육론, 2001
ⅴ. 하지현, 사이버 중독, 정보통신윤리(1월호), 2001
ⅵ. 황경식, 사이버공간의 윤리적 쟁점, 정보통신윤리 학술행사 논문집,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