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자동차 본사 간에 직접 거래가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파나마 국정 유령회사인 밤바리인터내셔널(BBI)을 통한 중개무역으로 서류를 꾸몄다.
관세 절감을 위한 편법으로 본사가 양해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시아자동차는 이 때문에 자동차대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전씨는 또 "브라질에 자동차 합작공장을 설립하면 특혜융자와 관세 및 부과세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아시아 이사 이모씨를 설득했고 아시아측은 전씨의 제안의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5억 달러 규모의 합작공장 설립신청서를 브라질 정부에 제출케 했다.
치밀한 사전 준비작업을 거친 전씨의 속셈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96년께부터 그는 05년 3천 5백만 달러의 순이익을 낸 AMB의 경영수지를 합작계약서 서명 직후 일부러 적자인 것처럼 꾸며놓고 자금난을 핑계로 수출대금 결제를 미뤘다.
연체대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순식간에 1억8천만 달러가 됐다. 아시아측은 전씨에게 결제를 종용했으나 서류상 채무자는 전씨가 아닌 유령회사 BBI였다. 더구나 전씨는 BBI에 지고 있던 서류상 빚을 또 다른 유형회사인 아메리칸 사모아(AS)에 9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넘긴 뒤였다.
또 AS는 넘겨받은 채권을 AMB의 증자에 필요한 자본금으로 납입, AMB-BBI-AS 3사간의 채권.채무는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되어 소렴돼 버렸다. 결국 수출계약서상 아시아에 수입대금을 갚아야 할 BBI는 무자산 상태로 전락하고 결과적으로 아시아 채권은 공중 분해 되고 말았다.
-중앙일보 1999년 01월 08일 25면
참고문헌
『무역대금결제론』,『신용장과 무역결제』, 『무역결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