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으로 그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이 지금 애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이자 본질적 가치가 된 것이다.
3) 혁신(innovation)=위기(crisis):자기모순
혁신은 늘 위기 속에 있고, 위기는 다시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세 번째 결론은, "애플"이라는 기업과 "공식"이라는 단어는 서로 맞지 않는 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는 애플의 디자인 경영은 분명 일관성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일정한 경영적 틀 안에서 철저히 지켜지며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물론 애플만의 노하우를 굳이 "공식" 혹은 "방정식"이라 일컫는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연구자는 애플을 연구하고 설명함에 있어서 되도록 사용을 피하고자 하는 단어들이다. 왜냐하면 결정적으로 애플의 "공식"에 다른 기업이 "대입"을 한다고 가정할 때, 그 기업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하고 완벽에 가까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통합 주의적 사고로 제품과 서비스를 모두 관할하며 사용자에게 극대화된 편리함을 제공하려고 심혈을 기울인다. 이에 따라 제품의 높은 완성도와 일관성 있는 디자인, 질과 양을 모두 충족시킬수 있는 풍부한 서비스 네트워크, 다수의 사용자 확보로 가능한 폭넓은 사용자 간 네트워크 등으로 강력한 "애플 중심 생태계"를 형성하며 애플은 혁신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뛰어난 유니버설 디자인을 실현함으로써 산업 전반에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적 사고의 중요성을 각인시킴과 동시에 소비층에게는 디지털 노마드는 물론, 아날로그세대의 삶까지도 한 층 풍요로운 환경을 조성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자유와 다양성의 존중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애플 문화의 빠른 확장은 좋은 현상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한편으로는 애플의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 이외의 수많은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들을 잠식시킬 위험이 높아지고, 전체주의에 입각한 애플의 틀 안에서 소비자 개성의 다양성을 상실시킬 우려가 있다. 또한 애플의 완벽주의에서 탄생한 완성도 높은 제품과 서비스는 높은 만족을 제공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끌어올림으로써 몇몇 대기업은 물론 중소규모 제조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데에도 한 몫 했다. 또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커져감에 따라(RatchetEffect)애플 역시도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부담감과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애플이 총체적으로 모든 생산라인을 관할하는 시스템이 소비자와 협력업체들에게 외면당하는 순간 비대한 몸집을 견뎌내지 못하고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애플이 몰고 오는 새로운 문화의 태동은 분명 긍정적인 방향성을 지니지만, 그 속에 적지 않은 부작용의 위험성도 갖고 있다. 또한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일체성은 향후 애플이 스티브 잡스가 CEO로 재직해 있을 동안에만 빛을 발휘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계속 혁신을 지속하며 시대를 이끌 수 있을지는 지켜보아야 할 대목이다.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만이 가지는 유일무이한 본질은 그들이 가진 강력한 캐릭터 때문에 일순간에 스스로를 위기에 내몰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포함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혁신=위기"라는 자기모순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스티브 잡스만의 천재적 재능과 자신감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그의 경영방식을 비평 없이 받아들이거나 두려움에 가까운 경외감을 가지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사회와 산업에는 근면과 신뢰, 정이라는 우리만의 가치와 미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만의 정체성을 수립하고 받아들여야 할 점과 경계해야 할 점을 분별력을 가지고 선별하여 애플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얼마든지 장밋빛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자가 본 고를 통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대한민국의 가치와 미덕으로 우리는 얼마든지 새로운 혁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며, 수직적이고 폐쇄적으로 이루어진 현재관리 체계를 혁신하고 우리의 자산인 훌륭한 인재와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고 발전시킨다면 문화를 새롭게 창조하고 세계의 중심이 될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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