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장악함으로써 자장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불교교단 내에서도 도태당하고 말았다. 그 후 그는 오대산에서 은거하였다가 곧 입적하였다.
4. 결론
지금까지 선학들의 연구를 중심으로 자장의 생애와 사상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자장의 불교는 중고기(中古期) 불교의 마지막을 장식함과 동시에 중대불교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가 구축한 불교교단체제와 사상은 불교의 토착화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중대불교가 성립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장의 불교는 시대적인 한계도 갖고 있었다. 우선 그는 교학적으로 볼 때 이른바 구역(舊譯)불교의 마지막 세대였다. 자장이 귀국한 직후 중국불교계는 현장에 의해서 신역(新譯)불교가 수립되어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중대불교를 연 원효나 의상(義相)도 출발점은 구역불교였으나, 그들은 신역불교의 성과를 수용하며 자신들의 불교사상을 정립해나갔다.
또한 자장의 불교는 지배층 중심의 불교를 벗어나지 못했다. 자장이 ‘아상(我相)’에 집착했다고 비판받는 것은 이러한 사정에 기인한다. 이에 비해 원효나 의상은 종교적 교화의 중심을 일반민에 두고 있었다. 불교계 내에서의 이와 같은 새로운 경향의 등장은 정치적으로 중대왕실이 대민안정책을 실시하는 것과 더불어 당시 신라사회의 변화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자장의 사상을 섭론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놓친 부분이 많다. 그는 대소승에 모두 능통했고, 불교의 토착화를 위해 다양한 신앙을 접목시키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자장의 사상 전체를 살펴보는 것은 신라 불교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으나 그것을 모두 다루면 본고의 초점의 흐려지고 집중력이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관련 논문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김승호, 「당 오대산 설화의 신라적 수용과 변이」, 『어문연구(Vol. 71)』, 어문연구학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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