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이리라. 실제로 데이비드 쉔크는 자신이 쓴 훌륭한 책 망각에서 알츠하이머 병환자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나는 알츠 하이머병안에서 이와같은 고요함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인생은 커튼이 천천히 닫힐 때 대단히 아름답다”
10. 드릴로 뇌를 뚫다. 20세기 가장 과격한 정신치료.
“오늘날, 뇌엽 절제술이나 대상 속 절개술을 시술하는 정신과 의사들은 수술 절차가 실험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실험적’이라는 용어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만일, 기관의 승인을 받지 못한 수술을 실험적이라고 정의한다면 정신과 수술은 실제로 실험적이지 않다. 보험처리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에서 살펴보는 것처럼 뇌엽절제술이나 그것에서 파생된 대상속 절개술은 사실적인 지식 못지 않은 어림짐작에 의하여 행해지고 있고, 확고한 사실 보다는 판단에 의거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정체불명의 어떤 것 속으로 예측 불가능한 여행을 떠났다. 정신과 수술의 기나긴 역사와 그 암울한 평판은 20세기 내내 실험 심리학에 의해 제기된 윤리 문제의 핵심적인 부분을 강하게 조명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인간의 마음을 물리적인 방식으로 파헤쳐 들어가는 정신 의학 분야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쌓았다. ”
안토니오 에가스 모니스는 포르투갈의 신경학자로, 1949년 '정신병에 대한 전두엽 백질 절제법'으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1, 2차 세계대전 후 정신질환자의 수는 급격히 늘어났고, 에가스 모니스는 예일대학 연구진이 침팬지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성질이 포악해진 침팬지가 뇌의 일부를 제거하니 조용해졌다는 실험결과에 착안하여 인간에게도 같은 수술을 하면 정신병이 치료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때 그가 사용한 것은 다름아닌 드릴이었다. 그의 수술방법은 먼저 두개골 양쪽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알코올을 주입하여 조직을 마비시킨 후 전두엽의 일부를 제거하는 방법이었다. 전두엽은 뇌의 전방에 있는 부분으로 기억력, 사고력 등의 고등행동을 관장하는 부분이다. 이 수술을 받은 정신질환자들은 놀랍게도 얌전해졌고, 이 수술로 인하여 에가스 모니스는 1949년 노벨상까지 받게 되었다. 현대와 같은 치료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정신병 환자의 정신외과 수술 방법은 획기적인 방법으로 인식되어져 노벨상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다.그러나 이 수술을 받은 정신질환자들에게는 심각한 부작용이 이어졌다. 언뜻 보기엔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매사에 의지가 없었으며, 결국 판단과 행동 조절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전두엽이 일시에 제거되어, 무감각해지고 지능이 낮은 상태로 변하고 심한 경우 반신불수나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뇌를 수술하여 정신과 치료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라는게 30~40년 간의 패러다임이었는데 최근 과학발달의 힘입어서 정확한 부위에 정확한 방법으로 수술하는 것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다시 인정받고 있다.
마치며,
모든 생물은 육체가 형성될 때부터, 스스로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게 하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추울 때 몸이 떨리는 것은 몸을 급히 움직여 체온을 올리기 위한 우리 몸의 노력이다. 불안할 때 팔짱을 끼거나 몸을 움츠리는 것은 스스로 안아주는 행동이다. 마치 어머니 자궁 속에 있을 때처럼 말이다. 우리는 이미 스스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힘을 가지고 있다. 단지 그것을 어떻게 찾아내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오늘 스키너의 심리상자 일기는 인간의 내면 상태와 심리를 이해하는 하나의 설계도나 사용설명서라고 칭해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위에 나열된 대로, 10가지의 실험들이 책속에 펼쳐지면서 인간의 내면심리를 탐색하고, 인간에 비합리적이고, 이상 행동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물론, 그에 관한 긍정과 부정의 반응들, 그리고 실험들을 다시 살펴보는 실제 심리학자인 저자 로렌 슬레이터의 사견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도 심리학이라는 말이 주는 어려움을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어쩌면, 스키너의 ‘심리상자’열기가 스키너의 유명한 실험이기 때문에 대중적 이목을 끌기 위하여,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고 할찌라도, 나머지 9개의 실험도 이 책을 홍보하고 알리는데 충분한 가치가 있는 실험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심리학 개론에 나오는 기본적 실험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학습심리학, 사회심리학, 발달 심리학, 기억 심리학, 임상심리학, 생물 심리학등을 포함한 다양한 인간심리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실험만으로 끝내지 않고, ‘인간은 왜 그렇게 행동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며, 왜 그렇게 이해되어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자유의지, 복종, 군중심리, 방관자 효과, 기억 메커니즘과 애착에 따른 스킨십의 힘, 정신 진단의 타당성등, 쉽지 않은 주제들을 쉽고 재미있게 읽어 내려갈 수 있게 써 내려갔다.
또한, 심리학을 뛰어넘어 교육, 철학, 광고학, 경영학 의약학등에도 족적을 남길 정도의 놀라우면서 중요한 통찰력을 전달해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어떤 인간일까? 나는 어떤 영향을 받고 지금의 행동을 하는 내가 되었는가?'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떻게 대처했을까를 생각하다가 나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았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복잡한 마음의 구조가 뇌라는 신경구조에서 비롯된다는 것 등을 발견하였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쉽고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체 구술도 되어있어 읽기도 편하고, ’행동‘으로 자신의 신념과 이론을 뒷받침하려고 애쓴 저자의 열정도 가산점으로 주고 싶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뿐 아닌 타인, 그리고 사회를 이해하는 작은 안목이 생겼다고 확신한다. 아마, 내 인생에 성경 이후에 몇 번이라도 읽어도 좋을 만한 기념비 적인 책을 만난 것 같아 행복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확신했다. 내 속에 내가 너무나 많다는 것을...., 그리고, 내 행동들 속에서 참 나를 발견해 가고 살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