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있었다.
가장 쉬운 실례로 북한이 개발한 은바둑 프로그램은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우승을 하였고 예방진단시스템을 개발해 1995년 4월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23회 국제발명 및 신제품, 신기술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북한의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음성인식, 문자인식, 지문인식 등 각종 인식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으며, 각종 제어 시스템과 자동화 시스템에서도 국제적인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북한은 워드프로세스 등 기본적인 기술은 물론이고 한의학 의료정보 시스템, 자연어 처리 시스템, 위성 등 우주 항공 분야, 그리고 멀티미디어, 게임, 애니메이션, 시뮬레이션 등의 분야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북한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주요 특징은 인공지능, 퍼지이론, 영상처리, 문자인식, 음성인식, 지문인식, 기계번역 등 첨단 정보 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렇듯 북한은 하드웨어 부문에 비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 부문을 집중 양성시키는 정책을 시행중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북한은 국제사회주의 진영이 몰락하고 서구 자본주의의 철저한 봉쇄 속에서 `고난의 행군` 시기를 헤쳐 오면서 당연히 전사회적으로 국가의 무장방위를 우선시 했으며, 따라서 모든 힘을 국방력 구축에 쏟아 부었다. 그 중에서도 군사적 효용성이 높은 미사일과 인공위성 개발에 전력한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방 부문을 중심으로 한 국가영역의 IT산업 발전에 사활을 건데 비해 민간 영역은 상대적으로 쏟아 부을 여력이 부족했다.
간접적으로 북한의 군사분야 정보산업의 발전을 방증 할 수 있는 것은 ‘대포동 미사일(인공위성 광명성 1호)’의 자체발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조선컴퓨터센터의 ‘조종체계개발집단’에서 GSP에 의한 민용항공 통제시스템과 자동항해 통제시스템 등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는 것 역시 단순한 민간기술 개발이 아닌 군사기술과 연동시켜 볼 수 있을 것이다.
민수용과 달리, 군사용 통신기술과 통신장비산업 역시 북한의 IT산업 가운데서는 비교적 발달되어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이렇듯 민수, 민간부문보다 군수, 국가부문 우선 정책은 IT산업 발전의 하나의 특성으로 규정될 수 있다.
북한 IT산업 육성 정책은 위로부터 의욕적으로 추진되면서 중요성이 크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부문과 군사 영역에 우선적 순위를 두고 진행해온 불균등 발전 정책이라는 특성을 띠게 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불균등 발전 정책은 일면은 북한 당국의 정책적 의지에서 기인하는 바도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현장 중시 정책’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처한 객관적 현실에서 기인하는 바도 크며, 불균등 발전 정책은 북한의 IT산업 발전 정책의 특성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IT산업 발전의 결과로 나타난 특성이기도 하다.
3. ‘우리식=자력갱생’ 발전 정책
북한 IT산업 정책에 있어서의 또 다른 특성은 북한의 사상·정치적 입장에서 기인하는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 노선`=‘자력갱생 노선’이 정보화 영역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수차례에 걸쳐 컴퓨터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기관들에 대해 \"우리가 프로그램 기술에서 단연코 세계적인 위치에 올라가자면 우리식의 프로그램 도구(소프트웨어 개발용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들이 만든 도구를 이용하면 그 도구가 가진 기능 이상을 초월할 수 없고, 첨단 기술 수입이 봉쇄돼 있는 현실에서 자체로 기술개발을 하는 것이 올바른 노선이라는 것이다.
조선컴퓨터센터 백철진 생산기술사업처장도 \"온 나라를 컴퓨터화하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방향은 우리식으로 프로그램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우리식의 프로그램 개발도구 구축’을 위해 리눅스 관련 연구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발전의 중심적인 목표는 소프트웨어 기술 분야에서 자립성확립에 있으며 이를 위하여 외국의 소프트웨어에 의존하지 않는 언어정보처리, 다매체 기술, 통신 기술에 사용되는 기초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서구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엄두를 내기 힘든 음성인식 시스템이나 자체 프로그래밍언어, 웹브라우져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우리식=자력갱생 정책과 연관이 있는 것이다.
또한 북한은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도 `은바둑`, 한글 워드프로세서 `창덕`, 한의학 프로그램 `고려침구`, `태권도` 등 민족성 짙은 우리 전통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많이 개발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조선컴퓨터센터에서 개발한 멀티미디어 제품의 경우도 ‘천하제일강산’, ‘금강산’, ‘조선료리’, ‘7천년의 문화재보’, ‘혼자서 배우는 조선말’, ‘아리랑’, ‘국제친선 전람관’, ‘속담집’ 등 북한 고유의 지리와 문화를 소개하는 것들이 많다.
또한 북한에서 개발한 프로그램 명칭들도 \'단군\', \'창덕\', \'고향\', \'들\', \'산악\'등 모두 우리식 이름들을 붙이고 있다.
물론 북한은 `우리식`을 강조하면서도 서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들여놓고 연구를 계속해 왔다는 것 역시 사실로 밝혀지고 있으며 windows체계에서 호환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온 것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다른 영역과 달리 정보통신 기술이야말로 국제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그 변화의 속도도 눈부시게 빠른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의 ‘우리식’ 정보화 추진이 어떻게 입지를 다져갈 수 있을 지에 대한 판단은 쉽지만은 않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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