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에서 고어후보가 패배하여 클린턴대통령의 북한방문은 마침내 실현되지 못하고 북한의 대미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클린턴 후임으로 된 부시대통령은 김 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불신감을 가졌고 김 정일 체제에도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미국의 국가존속의 목적이 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시작되어 탈레반 정권이 무너졌다. 부시대통령은 2002년 1월 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의 일원으로 불렀다. 이 해에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을 갖기 시작했다. 이러한 의혹이 작년 10월 초순 켈리국무차관보의 북한 방문 때 북한과 충돌하게 되었다.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은 10월 25일 담화에서 미국 측이 북한을 핵 선제공격 대상에 넣는 식으로 북한과 미국의 합의문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가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핵무기는 물론 그 이상의 것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부시 정권에 대해서 북한의 태도는 또다시 핵무기를 앞에 내세우고 북미 협상을 요구하는 게 되고 말았다. 북한은 NPT(Non-Proliferation Treaty)탈퇴를 선언하고 핵시설 동결을 파기하고 사용이 끝나 봉인된 연료봉을 옮겨 내놓았다. 갈림길에선 외교의 반복이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과의 두 나라간의 협상은 거부하는 태도를 취하고 다국 간의 협상을 주장했다. 그 결과 올해 4월 15일 북경에서 북미중 3자회담이 성사되게 되었다. 그때 북한 측 대표는 회장 밖에서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용이 끝난 핵연료봉의 재처리는 끝낸 상태라는 등등의 내용을 전하고 핵개발 정지를 위한 북한 측 타협안을 분명하게 밝혔고 한다. 게다가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의원단에 대해서도 북한 측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더욱이 제조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그 운반수단 개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이런 저런 정보나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과의 군사적 평형(parity)을 노린다면 핵탄두를 실은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어려운 사업일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 미사일에 핵탄두를 붙여서 주일 미군 기지를 노리는 결과가 된다. 그렇게 되면 일본은 완전 패닉(panic)상태가 되고 북일 관계 화해는 있을 수 없다. 게다가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남북의 비핵화 선언은 무효가 된 셈이다. 실제로 북한의 외무부 대변인은 5월 12일 담화문에서 남북비핵화 선언은 백지화되었다고 선언했다. 핵무기 보유는 한창 진전을 보이고 있는 남북의 화해에 당연히 방해가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 문제로 북미 협상을 하려고 하고 그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하면 자연히 북일 관계는 악화되고 남북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과 둘만의 협상은 하지 않을 태도를 취하고 북한과 화해하는 합의마저도 맺을 마음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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