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며, 보다 구체적인 과제의 설정과 진흥정책을 검토하기 위해 스미다구(黑田區) 중소기업진흥대책 조사위원회가 조직되기에 이르렀다. 조사위원회는 지역내 중소영세업체의 현실을 재확인하였으며 이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에 근거하여 구체적인 시책을 확정하여 1982년 스미다구(黑田區)의 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스미다구(黑田區) 사례는 구(區)내 보수정당의 존재로 인한 정치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경영자, 사업가, 노동자, 공무원, 연구원, 전문가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형태를 확립하였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요컨데 스미다구 모델의 핵심은 경영자, 사업가, 노동자, 공무원 등이 지역의 경제적 자치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독자적인 조직만들기를 통해 지역산업진흥이라는 합의된 기본정신에 기초하여 내발적 지역산업정책, 즉 지역에 뿌리내리는 정책형성의 기반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성과는 다음과 같다.
1) 지역내 중소영세업체들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데 산업회관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2) 주택과 공장, 상업시설등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운동과 더불어 공방(工房)이 중심이 되는 도시만들기 운동’이 스미다구의 21세기 새로운 지역경제모델로 등장하였다.
3) 개별업체들의 경영혁신이나 신규산업의 전개에 대해 지원책(예; 입지상 혜택제공, 공장 건물 지원제도, 임대공장 지원, 공방(工房)창출지원제도 등)
4) ‘스미다지역 다시 돌아보기’로 대표되는 지역의 형상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운동이 전개되었다.
2.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례만들기 운동
오늘날 일본 각지에서 지역경제를 진흥시키기 위한 조례만들기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의 요점과 앞으로의 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지역진흥조례운동은 외부압력의 배제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조례제정의 원래 목적인 지역경제 진흥이라는 기본적인 관점을 정립한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지역산업정책의 기본방향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지역진흥조례 만들기 운동은 지역의 주체, 즉 중소기업가, 사업가, 노동자, 시민 등이 주체가 되어 자치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내발적 지역경제진흥을 과제로 공동으로 연대할 수 있는 조직의 거점을 형성하여야 한다. 셋째, 지역경제의 자립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간 창조적이고 다양한 인적교류 등을 통해 자주적이고 독창적인 지역만들기 운동을 전개해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제시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다양하고 창조적인 의견을 받아들여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지역의 노동자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Ⅶ. 결론
요즘 겪고 있는 경제위기는 말할 것도 없고 21세기는 우리 모두가 과거 어느 때에도 경험하지 못한 대단히 어려운 경쟁적 경제환경이다. 이러한 환경은 보호받을 수 있는, 숨을 곳이라고는 아무데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무한경쟁의 소용돌이로 모든 나라의 모든 기업들을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오직 경쟁에서 이기는 기업만이 살아남고 그 기업에 속한 사람만이 고용이 보장되는 험악한 전쟁터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안정되고 안일하게 경영해 왔던 과거에 대한 향수만을 가지고는 격전장과 같은 이 험악한 환경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제 위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여러 측면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기술능력과 경영능력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과 경제가 선진국이 되려면 과학기술이 선진국이 되어야 하며, 과학기술이 선진국이 되려면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하여 기초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해야 고도로 수준 높은 사회와 경제의 응용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나 관변연구기관의 계획을 보아도 우리 사회에는 아직 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혹 인식하고 있다 하더라도 충분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식교육에 대한 투자는 아직 후진국 수준이며 반면에 엄청난 자원이 사교육비 투자로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교육기관이 배출하는 인력의 수준이 함량 미달이기 때문에 기업이 인력개발과 연구개발에 상당히 투자하여도 효율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 이 보다 더 심각한 것은 경영능력의 부족이다. 고도의 경영능력이란 외국의 교과서에서 배워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고유의 문제를 풀기 위해 스스로 고심하며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적절한 경영기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선진국이 자신들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구책으로 만들어 낸 기법들을 고민 없이 도입하다 보니 그 형식은 옮겨 놓았으나 그 깊은 실체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적용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치 서구사람들이 수백 년을 거치며 자기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구책으로 만들어 낸 민주주의를 우리가 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형식만 받아들였지 아직도 그 실체를 제대로 우리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제 우리에게 맞는 경영능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러한 경영능력은 고도의 경쟁하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최선의 생존책을 우리 스스로 강구하는 과정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요사이 우리가 당하고 있는 경제위기가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영능력을 구축해 나가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과정일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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