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생겼다. 삼성은 2006년 4월 소니와의 제휴로 맺어진 S-LCD의 프리미엄 LCD TV ‘보르도’를 출시하면서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이건희 회장의 ‘디자인혁신’은 바로 적중하였다. 와인잔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LCD TV ‘보르도’가 프리미엄 감성으로 전 세계 고객들을 감동시킴으로써, 현재는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누계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였다.
‘보르도’의 성공은 가시적인 경영성과로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르도’의 판매호조로 전체 TV시장에서 2006년 3분기 연속 매출 1위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2006년 3/4분기 세계 LCD TV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수량과 매출액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성장성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LCD TV 부문에서 주도권을 확보했다.
특히 세계 LCD TV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이자 경쟁이 치열한 유럽에서 작년 11월까지 110만대가 판매되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기준으로 영국(14.3%), 독일(15.5%), 이탈리아(26.9%), 스페인(19.3%)등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운 유럽 주요 국가에서 삼성 LCD TV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미국에서도 ‘보르도’의 선전은 이어져 미국 LCD TV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보르도’출시 이전에는 위의 자료와 같이 한자리수 점유율을 보였던 반면, ‘보르도’출시 이후 시장점유율과 순위가 모두 상승해 2006년 6월부터 10월까지 미국 LCD TV시장에서 5개월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훌륭한 기술력에 훌륭한 디자인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사실은 삼성TV에 대한 브랜드 파워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동안 ‘가전제품=일본’이라는 소비자들의 Stereotype을 변화시킴으로써 삼성이 세계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결론
◆앞으로 지속력을 갖추기 위하여..
지난 15년간 삼성LCD는 해외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커왔다. 그리고 후발기업의 불리함에서 오는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현재 세계최고의 자리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Display라는 분야는 워낙 발전 속도가 빠른산업이기 때문에 마냥 자아도취 되어있다간 금 새 현재의 위치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나 대만의 추격이 이미 턱 끝까지 올라와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LCD산업을 시작한지 5년도 안된 신생국이지만 2005년 한국과의 LCD기술격차가 4.5년이었고, 2010년에는 1년 이내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지난해 중국의 R&D 투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뛰어 올랐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만큼 기술성장력도 빨라질 것이고, 이는 우리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대만의 추격은 더욱 놀랍다. 2006년 세계 LCD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44.4%로 대만(42.6%)보다 조금 앞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004년 43.6%, 2005년 44.1%에서 지난해 44.4%로 점유율 상승이 미미한데 비해 대만은 2004년 36.5%, 2005년 40.3% 지난해 42.6%로 바짝 쫓아오고 있다.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삼성이 현재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다른 많은 기업들이 그 자리를 넘보고 있으며 앞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쏟아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다른말로 R&D투자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발전이 빠른 IT산업에서의 Key Point는 꾸준한 R&D투자를 통해 발전 속도를 맞춰가는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R&D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효율성이 전제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R&D 부문과 고객 간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이 절실하다. 기술지향주의에만 매몰되어 시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고객에게 어떠한 가치를 줄 것인지를 망각해 버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해외의 여러 국가들에게 상품을 판매하기위해선 현지의 문화를 파악하고 각 국가의 다른 요구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R&D 부문과 고객 간에 형성돼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R&D에 피드백 시키는 게 핵심적인 과제다.
더불어 디자인 차별화와 철저한 소비자 지향적 마케팅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삼성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삼성이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