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분명 시대를 앞서간 시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언진의 작품에서 표현하고 있는 시대에 대한 비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오늘날은 과거와 같은 계급사회는 아니지만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사회적 갈등도 거세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를 이루어낸 사람들은 이를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라고 이야기하며 가난한 사람들의 부족한 노력을 탓하곤 한다. 이는 마치 조선시대에 운 좋게도 좋은 신분으로 태어나 지배계급이 된 사람들이 피지배층을 핍박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을 잃은 채 오로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살아가며 타인을 비하는 모습은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이언진의 작품은 우리 사회에서 그릇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자신이 현재까지 이루어낸 업적에 취해 우쭐대기보다는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이 미처 바라보지 못한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Ⅲ. 결론
한시가 다양한 갈래와 양식으로 발전해오는 모습은 마치 생물이 진화하는 모습과 같았다. 하나의 형식으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를 택하는 생물의 생존방식과 매우 닮아 있었다. 한시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보는 일도 흥미로웠지만 이언진이라는 조선 후기의 천재 시인을 알게 된 점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얻은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정형화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함과 동시에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시대적인 비판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언진의 시는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충분하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다루지 못했지만 이언진의 시문집에 담긴 또 다른 연작시를 살펴본다면 그가 바라본 조선 후기의 문제점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같이 문학은 당시의 시대상을 담아낸다. 우리는 조선시대로 돌아가 직접 살아볼 수는 없지만 한시와 같은 문학작품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추측해볼 수 있다. 또한 작품을 집필한 작가의 생각을 더듬어보며 그 당시에 살아간 사람들이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지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는 고전문학만이 선사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 손종흠·안대회 저(2016). 한국한문학의이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