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내에서의 질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산업과 산업간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달성될 수 있다. 과거의 산업구조조정은 정부의 주도하에 산업화 초기단계에 있는 유망유치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퇴출기업에 대한 지원에 의해 촉진되었다. 그러나 향후의 산업구조조정은 자유경쟁원리에 따라 기업의 주도하에 이루어져야 하므로,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을 통하여 기업들의 자유로운 시장진입과 비효율적인 기업의 원활한 퇴출이 확보되는 시장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촉진될 수 있다. 즉 쇠퇴산업, 성장산업 등 개별산업 단위에 대한 정책보다는 산업구조조정이 민간기업에 의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보완이 시급히 요구된다.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환경 조성
비용에 상응한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두뇌형 산업 인프라에 주력해야 한다. 물류, 통신, 전력 등 각종 인프라 코스트의 절감에도 지속적으로 주력해야 하지만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보다 주안점을 두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그 방법으로는 각종 공공요금의 장기 합리화 목표를 세워서 원가 절감, 가격 인하를 모색할 수 있다. 고부가가치 사업 환경을 가진 미국 실리컨밸리의 경우 부동산 등의 코스트가 높지만 세계각국의 기업이 거점을 확보하려 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연구개발 정보, 연구개발 분업체제, 이노베이션 촉진적 산업조직 등의 측면에서 경쟁우위가 있을 경우에는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의 유치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경쟁력 강화 지원
공동화와 관련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 약화, 기업 붕괴에 따른 보유 기술 및 노하우의 소멸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업의 경쟁력 강화 지원책이 중요하다. 기업이 비교우위 구조의 변화에 맞게 기존의 기술적 자산이나 노하우를 새로운 분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기술적 다각화와 업종전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다만, 부가가치가 낮고 구조조정 대상인 기업이나 산업을 무조건 연명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이러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는 도산법을 정비하고 합병제휴, 분사화를 원활하게 하는 여건을 지속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2003년 2월에 국회에 제출한 ‘통합도산법(개인 신용불량자 회생 제도와 함께 회사 정리 및 파산 절차 등을 내용으로 함).’ 의 신속한 처리가 중요하다. 유망 산업과 유망기술을 연계하는 기술전략과 함께 유망기술을 기업과 연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특히 공동화 현상에 취약한 중소기업이 기존의 기술적 강점이나 노하우를 차세대 유망 분야의 방향으로 발전적으로 전환하도록 세부적인 기술비전을 공유하는 데에 정부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
산업공동화 현상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구조조정, 지속적인 기술개발 등 경쟁력 구축을 위한 국내 환경이 조성된 상태에서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은 경우, 국내 산업기반의 붕괴로 이어져 국가의 경제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제조업의 해외진출은 산업의 구조조정 및 경쟁력 기반의 구축과 함께 진행돼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높은 인건비, 고지가, 정부의 과도한 규제, 강성 노조의 존재 등 국제 경쟁력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러한 요인들이 국내 제조기업들을 떠나가게 하는 요인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성장 잠재력의 유실, 산업구조 고도화의 실패라는 최악의 상태를 맞지 않으려면 산업공동화를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실행노력과 재계의 노력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 범위 내에서의 임금인상이 정착되어야 하고, 불법 노사분규에 대한 엄정 대처와 파견근로제, 정리해고제 등의 규제완화를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노력에 선결돼야 한다.
아울러 기업의 부담완화를 통한 자유로운 기업경영 활동 보장, 과다한 공장입지 관련 규제의 완화, 출자총액 제한 등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규제의 재검토와 행정절차의 투명화명료화, 물류산업관련 규제의 완화 등으로 산업지원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또한 세계적으로 법인세율이 인하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 법인세율 하향조정 검토와 개발부담금 등 각종 준조세 부담 경감 등이 뒤따라야 기업의 해외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 기업의 해외이탈은 전술한 대로 국가와 산업에 이득이 되는 측면이 있지만, 지금은 시기상으로 너무 이르고 그 진행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제방이 무너져 피해가 현실화되어서야 사태를 수습하려는 노력보다는 각계의 우려의 목소리를 통해 조기에 산업공동화를 막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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