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취하거나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보이지 않도록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동북아의 다자간 경제협력에 대한 미국의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한국은 동북아 경제협력체를 APEC과 연계하에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한국은 동아시아 협력 구상을 적극 추진하되 비배타적 성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한편 동북아 경협을 지리적으로 보다 세분해서 보면 환황해경제권과 환동해경제권으로 구분할 수 있는 바, 한국은 대중 경제협력 강화, 대일본 경제패권 추구 견제 등 목표를 염두에 두고 환황해경제권을 중심으로 소지역적 경제협력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환동해경제권의 경제협력도 국토의 균형발전과 남북한간 수송망 연결 및 환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동시에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동북아 경제협력 전략이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하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남 북한과 중국간 전략적 삼각 경협축을 구축하여야 하는데 이와 같은 삼각 경협축은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과 동북 3성에 집중 거주하고 있는 한민족의 역할을 고려할 때 더욱 필요하다고 하겠다.
Ⅴ. 맺는말
21세기에 진입한 현재의 국제질서는 힘의 개념에 있어 경제요소의 중요성이 부각됨으로써, 세력분포의 재편 양상이 나타나는 한편 질서관리의 기제로서 다자화가 더욱 활용되는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요소의 중요성 증대는 각국의 국력을 계측하는 데 있어서 전통적 의미의 군사력과 새로운 힘의 요소로서의 경제력간의 복합적 불균형성을 야기함으로써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 국제관계를 규정하는 중요 동인으로 작용케 하고 있다. 또한 힘의 개념 변화에 기초한 세력분포의 변화가 국제정치체계와 국제경제체계간의 구조적 부정합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노정케 함에 따라, 국제사회는 국제질서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다자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증대시켜 나갈 것이나, 기존의 체제는 와해되는 반면 새로운 체제의 수립은 지연됨으로서 전환기적 부정형성이 초래될 가능성도 크다고 하겠다.
이러한 21세기 국제질서의 특징으로 인해 국제환경은 복합적 불균형성을 극복하기 위한 경쟁적 공존 양상이 심화되고, 구조적 부정합성에서 오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초다강간의 각축이 지속되는 한편, 전환기적 부정형성으로 인한 국제질서의 유동성이 증대되는 복잡다단한 양상을 띠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기한 21세기 국제질서 및 환경의 변화는 동북아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나,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간의 정치·경제적 경쟁 양상은 심화되고, 미국을 위시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간에는 전략적 각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간 양자관계에 기초해 왔던 안보체제는 점차 다자체제로 전환되어 가는 방향으로의 재조정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동북아 전략환경의 예상되는 변화는 21세기 초반에 평화적 통일을 달성코자 하는 한국의 외교적 목표 추구에 있어 중요 변수로 작용케 됨으로써, 이제 주변 4강의 전략적 이해 변화가 한반도의 궁극적인 통일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한반도의 미래 또한 주변 4강의 이해에 다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변화의 가속화가 시작됨에 따라 냉전이래 고착되어 왔던 동북아의 정치·경제구조는 심대한 변화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하겠다.
21세기 국제질서 변화 속에서 안보개념을 확대하고, 전략적 균형을 모색하며, 다자체제 구축 노력에의 적극적 참여 등을 통하여 기회요인을 확대하고 위험요인을 축소시켜 나감을 외교정책의 근간으로 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동북아 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감으로써 한반도의 통일을 성취하고 나아가서는 동북아에서의 주요 역할을 수임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21세기 국제질서에 대한 전망과 이에 대한 대응전략의 마련은 한 세기 백년이라는 시간대의 폭과 점증되는 변화의 속도 등을 감안할 때,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초반(2000∼2020) 동북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일단 21세기 全般을 대상으로 하는 대전략의 구상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인식하에 한국의 대외전략을 거시적으로 고안해 본다면, 첫째 단계는 연횡의 단계로 역외세력을 활용하여 역내 세력을 견제하는 시기로, 둘째 단계는 합종의 단계로 역내 세력간의 제휴를 통해 역외 세력과의 균형을 추구하는 시기로, 셋째 단계는 역내외 세력의 균형과 조화 위에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실질적인 전방위 외교를 전개하는 단계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국제질서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상기한 대전략의 기본구상을 고려하면서 향후 10∼20년을 염두에 두는 제1단계의 동북아 전략을 수립해 본다면, 첫 번째의 과제는 미국을 주조로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조정해 나가는 양날개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며, 두 번째의 과제는 양자와 다자관계의 체계적 결합을 통하여 현상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고, 세 번째 과제는 경제력의 전략수단화를 통해 지역협력의 동심원을 확대함으로써 상황을 주도해 나가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21세기 대전략의 구상과 당면한 동북아전략의 수립과 실천을 통해서만이 경쟁적 공존양상이 심화되고, 일초다강간 각축이 지속되는 한편 국제질서의 유동성이 증대되는 21세기 초 국제환경의 변화 속에서, 평화통일의 기회를 포착함과 동시에 동북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적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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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구소, {동아시아 협력의 정치경제} (연구총서 97-03)중 필자가 작성한 "동북아경제협력과 한국: 도전과 기회" pp.421-426,
고재남, [러시아의 대북한 정책과 한국의 대응] (외교안보연구원 정책연구시리즈 95-8)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동북아 전략} (정책자료 96-3, 1996. 4)중 pp.20-52.
외교안보연구원, {21세기 국제정세 전망: 한국외교의 도전과 비젼}[2000년 국제정세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