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씌워져 있었다. 햇빛 가리개의 앞면에는 KTF란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음은 당연했다. 김미현은 인터뷰 때에도 이를 벗지 않았다. 박세리와 김미현의 이처럼 상반된 행동은 자신을 후원하고 있는 스폰서에 대한 속내를 반영하고 있다. 재계약을 앞두고 요구조건과 맞지 않았던 박세리의 불편했던 속마음이 후원사인 삼성의 로고를 가리는 것으로 나타났던 반면 후원사에 대한 각별한 예의를 김미현은 작은 행동으로까지 보여주었다.
스포츠 선수들의 후원사에 대한 배려는 곧 후원사의 로고를 최대한 노출시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노출은 곧 광고이기 때문이다. 또 광고는 후원사의 이미지 혹은 매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됨은 당연하다. 많은 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이란 이름으로 선수 개인은 물론 단체에 거액의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포츠 선수들의 용품과 유니폼을 지원함으로써 브랜드 혹은 회사 로고를 최대한 노출시키자는 의도가 깔려있다. 스타급 선수들이 자사 용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림으로써 제품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한편 우수선수를 지원함으로써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기업 이미지 홍보가 주된 목적인 것이다. 때문에 후원선수들이 우수한 성적으로 스타급 반열에 올라 경기장면이 자주 언론에 등장하고 언론인터뷰가 잦아지면 그것은 곧 자사의 이미지홍보와 직결된다고 믿고 있다.
최근 KTF의 조사결과는 이같은 스포츠 스타의 후원에 따른 광고효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KTF는 홍보대행사에 의뢰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1년간 미디어 노출 등을 통해 KTF에 1천9백70억여원의 광고효과를 안겨준 것으로 분석됐다고 최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KTF 로고가 드러난 사진 기사를 포함해 주요 일간지에 게재된 기사를 광고비로 환산한 액수가 8백30억원, 공중파 및 케이블TV 중계나 방송 뉴스 노출 광고효과가 1천1백억원, 잡지 등 기타 매체 광고효과가 30억원 등에 달했다. 또 2승을 거둔 올해 김미현이 한 번 우승할 때마다 얻었던 광고 효과도 4백50억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분석됐다.
김미현의 광고효과는 그 위력을 발휘한 적이 있다. LPGA 스테이트 팜레일 클래식에서 우승했을 당시 김미현의 모자에 쓰여져 있던 브랜드는 한별텔레콤이었다. 중소 정보통신장비 업체였던 한별텔레콤은 김미현의 후원사란 덕에 한때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았고 온 국민이 인지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당시 한별측은 김미현에게 2년간 50만달러를 지원했지만 수백억원대의 홍보효과를 누렸던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별텔레콤과 같이 KTF가 김미현을 후원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효과는 비단 광고효과에 머무르지 않았다. 특히 KTF의 기업이미지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주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1천9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미현 선수의 소속사가 KTF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가 72%에 달했고 76%는 KTF와 김미현의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이는 박세리의 소속사가 테일러메이드라는 것을 안다는 응답자가 13%, 박희정의 소속사가 CJ39쇼핑이라는 것을 안다는 응답자가 5%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인지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가장 건전한 선수, 미래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선수, 광고모델로 가장 선호하는 선수 등에서도 김미현이 1위를 차지함으로써 KTF의 김미현 선수 후원은 수치로 집계할 수 없는 엄청난 잠재력까지 보유하고 있음이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 결론
스포츠 마케팅 사업의 활성화는 관련 유관 사업이나 기타 다른 사업, 더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의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스포츠관련 사업의 활성화는 스포츠를 매개로 한 스포츠 컨텐츠 사업이 활성화되며, 특히, 스포츠를 통한 방문객, 관람객, 관광객, 참여자 등의 소비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 팬, 스포츠 단체, 스폰참여기업, 마케팅 대행사 등과 같은 스포츠 마케팅 관련 주체자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에 대한 노력과 투자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스포츠 마케팅 사업의 한계는 현재까지 일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없을 경우에는 스포츠마케팅 사업의 영원한 파트너인 기업, 언론매체의 외면이 계속 될 것이며, 팬들과의 거리는 멀어질 것이다. 현재 어디에서 소속되지 못하고 정책 지원을 받지 못하는 스포츠 마케팅사업의 위치가 좀더 좋아지고, 스포츠인들의 많은 적극적인 지적재산에 대한 참여가 이루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