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았다. 하나의 목표가 달성되면 나아가서 그 위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게 되었다. 목표는 점차 높게 되었다. 아들러는 "신경증적인 사람은 목표를 높게 설정한다"(Adler, 1930: 398)고 한다. 그녀는 직업을 바꾸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잘 되지 않았다. 그녀가 직업상 잘 될 때는 열등감에 호소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작업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열등감을 호소하는 것이었다.
이상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어떤 컴플렉스(내적 사상<事象>)과 외적 사상과는 불가사이하게 서로가 호응하여 합일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그 시기에 어떤 개인이 대결해 가야 할 컴플렉스가 있는 경우, 바로 그 대결을 유발시키는 외적인 사상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그러한 대결을 통해서 인격의 발달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컴플렉스와의 대결을 통해서 자아의 힘을 점차적으로 강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자아실현의 과정이며 인간의 긍정적인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이 자신의 컴플렉스를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결집시킬 때 그 인간은 보다 우월한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열등의식 또는 컴플렉스에 대한 의식이 결국 우월(superiority) 또는 완전성(perfection)에 대한 추구로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동일한 관점에서 에릭슨은 간디의 심적 에너지의 방향을 해석하였던 것이다.
간디의 전기에서는 그가 13세에 결혼하도록 강요된 하나의 사실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부친과의 격렬한 갈등 또는 후진국민이며 유색인종인 인도인으로서 차별에 고민하는 민족적 컴플렉스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마이너스 컴플렉스만으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는 자기나름대로 자기의 독자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 타인의 추종을 불허하는 친밀성, 신뢰감을 조성하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스스로 깨닫고 있었다. 이 능력감(컴피턴스)과 연결된 그의 아이덴티티는 그를 인도의 구국운동에 앞장 서는 사명감을 북돋우고 컴플렉스가 지니는 에너지를 흡수, 동화시켜 놀라울 정도의 정력적인 정치운동에 박차를 가했던 것이다. 이러한 간디의 정신내적 측면을 에릭슨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간디의 전생에서 또 하나 특기할 만한 것은 운동과 에너지이다(성 프란시스나 키에르케고르와 같이). 위대함의 기초가 된, 종교적 영상에 전념하는 생활을 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운동의 속도와 정력을 따를 자는 아무도 없었다들 한다. 훗날 간디가 순회를 하면서 들인 엄청난 정력은 잘 알려져 있는 바이다(신승철 역, 1987: 122).
Ⅵ. 결 론
컴플렉스는 말 그대로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인간의 마음이며, 이것은 그 인간의 행동을 좌우하는 거대한 에너지의 원천이며, 이 에너지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사용하는가 아니면 파괴적인 방향으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그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 기로점이 된다. 컴플렉스가 같은 생명 에너지의 창조성이나 자아의 자율성, 활동성과 같은 인격의 건강한 발전적인 힘을 플러스 측면에서 활용되어 질 때, 그 인간은 그만큼 성숙하고 건강한 인간으로서 삶을 지니게 된다.
역시 이러한 컴플렉스 속에서도 정신병리학적인 자아로부터 건강한 자아에로, 처벌의 공포나 불안을 일으키는 초자아에서 인격의 통합과 생의 보람으로 이어주는 자아이상(ego-ideal)으로 변화하게 하고, 생의 추진력으로서 그 힘을 얻게 하는 것이 바로 아이덴티티인 것이다. 그러므로 컴플렉스와 아이덴티티는 바로 그 인간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다른 측면보다도 중요한 열쇠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가 지니고 있는 폐쇄된 컴플렉스에 대한 깊은 고찰과 아울러 그 인간이 성장해오면서 생의 주축을 이룬 그의 아이덴티티가 어떠한 것인가를 살펴봄으로서 이 두 가지가 그 인간의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어떻게 서로 떨어지기도 하고, 결합되어 가는가 하는 컴플렉스와 아이덴티티 간의 역동적인 관계를 성찰할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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